조씨는 오는 5~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푸치니의 걸작 ‘라보엠’에서 여주인공 미미 역을 맡았다. 스페인 빌바오 국제콩쿠르, 이탈리아 파르마 국제콩쿠르 등에서 1위를 차지한 조씨는 그동안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내년에는 독일 비스바덴 극장에서 ‘라보엠’ ‘노르마’ ‘피가로의 결혼’ ‘오텔로’의 주역 배우로 활약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이번이 데뷔 무대다.
공연에 앞서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조씨는 “소프라노라면 누구나 해보고 싶은 역할이 미미”라며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오페라인 만큼 기대도 되지만 부담도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라보엠은 1830년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가난한 시인 로돌포와 미미의 애잔한 러브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1, 2막은 로돌포와 미미의 달콤한 핑크빛 로맨스가 펼쳐지지만 3막에선 결핵에 걸린 미미가 로돌포를 떠나게 되고 4막에선 병세가 완연한 미미가 로돌포를 다시 찾아와 숨을 거둔다.
조씨는 미미에 대해 “존재만으로 빛이 나고 향기가 뿜어져 나오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밝은 1, 2막과 달리 3막부터는 아파서 힘든 연기를 해야 해요. 한번은 연습 중에 멈추지 못할 정도로 눈물이 나더라고요. 노래도 부르지 못하고, 집에 가서도 감정에서 헤어나지 못해 고생했어요. 한 사람에 대한 지고지순하고 순수한 사랑을 그리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조씨는 이번 작품의 특징으로 ‘사실적인 연출’을 꼽았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오페라 특유의 과장된 움직임이나 연기를 최대한 자제했어요. 관객들도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을 겁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