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각한 여야 원내대표 >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고(왼쪽 사진),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자체 예산안 심의 2차회의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 심각한 여야 원내대표 >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고(왼쪽 사진),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자체 예산안 심의 2차회의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야당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을 때까지 국회 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김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방침을 정하고 2일 의원총회에서 발표하기로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당 지도부 방침에 따르기로 지난달 29일 의총에서 결정한 바 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청와대나 새누리당의 야당 무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는 국회 참여를 계속 할 수 없다고 정한 것 같다”며 “지난달 29일 의총에서 ‘(대표)직을 걸고 투쟁을 이끌겠다’는 발언에서 더 강경해졌으면 해졌지, 바뀐 건 없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런 기조 속에서 밤늦게까지 세부적인 당 방침을 정하기 위해 숙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렇게 강공 드라이브 쪽으로 기운 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야당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 데다, 대화 채널까지 막혀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당 예산안 회의에서 “여야 간 현안을 논의하자며 야당 대표가 4인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의했지만, 3~4일 내 답변을 준다는 여당 대표는 청와대 눈치보느라 1주일 동안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며 “정치에서 대화와 타협이 실종되고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입법부가 아닌 통법부가 됐는데, 민주당은 물러설 수 없다는 게 원칙이고 양심”이라고 했다.

반면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민생과 정치 현안은 분리해야 한다. 특검이 안 되면 아무것도 안되게 붙잡아 놓으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며 “제1야당이 그렇게(국회 일정 거부) 하면 국민이 납득하겠느냐. 그러니까 민주당 지지율이 안철수(신당)의 반도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야당의 요구대로 100% 다하면 우리가 뭣 하러 155석을 갖고 있느냐”며 “특검은 특검대로, 다른 것은 다른 현안대로 논의해 받을 건 받고, 자기들이 이끌어 낼 건 이끌어 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