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준의 한국정치 미국정치] 종교인 정치활동, 미국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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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한국경제신문 고문 >
연평도 포격 도발 3주기를 앞두고 북한은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우리 정부를 위협했다. 청와대는 군사기지가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이 집무를 보고 거주하는 곳이다.
만약 백악관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했다면, 미국에서는 이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여 의회의 승인을 얻어 최후통첩을 보내고 군사행동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청와대 공격 협박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다시는 이런 도발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후통첩이라도 보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온갖 모욕적인 언사를 퍼붓는데 계속 참기만 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그런데 불행히도 북한의 도발보다 국내 상황이 더 심각해 보인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시국미사에서 나온 ‘연평도 발언’은 하필이면 연평도 포격 3주기 추모식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박창신 신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한·미 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북한에서 쏴야지,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더욱이 이런 일부 신부의 발언이 마치 모든 신부의 의견인 것처럼 미국 CNN방송이 보도하기도 했다. 국제적 망신이다. 내년에 한국 경제는 아시아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때 우리 스스로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반국가적인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
미국에서도 종교인들의 정치활동이 없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낙태를 반대하는 목사들의 ‘프로라이프운동’이다. 이들은 미국 국회의사당 입구에 서서 의원들을 가로막고 낙태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6개월 동안 계속되는 이들의 끈질긴 노력은 높이 평가됐으나 이렇게 해서 마음을 바꾼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고 알고 있다.
미국의 인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도 의사당 입구에서 거의 눕다시피 하며 1인 시위를 한 적이 있다. 1990년대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를 51번째 주로 승격시켜 달라는 것이 요구사항이었다. 당시 워싱턴DC 주민은 흑인이 다수를 차지했고 미국의 영토로 규정돼 있어 흑인의 지도자격인 잭슨 목사로서는 마땅히 할 수 있는 주장이라고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 역시 아무런 성과가 없었고 아직도 워싱턴DC의 주 승격은 요원해 보인다.
이들의 주장은 미국의 영토를 부정하는 반국가적인 정치활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미국 국민들은 이런 합법적인 시위에 대해서도 종교계의 정치 개입이라며 눈살을 찌푸렸고, 이들의 활동은 의회에서도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
김창준 <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한국경제신문 고문 >
만약 백악관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했다면, 미국에서는 이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여 의회의 승인을 얻어 최후통첩을 보내고 군사행동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청와대 공격 협박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다시는 이런 도발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후통첩이라도 보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온갖 모욕적인 언사를 퍼붓는데 계속 참기만 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그런데 불행히도 북한의 도발보다 국내 상황이 더 심각해 보인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시국미사에서 나온 ‘연평도 발언’은 하필이면 연평도 포격 3주기 추모식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박창신 신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한·미 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북한에서 쏴야지,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더욱이 이런 일부 신부의 발언이 마치 모든 신부의 의견인 것처럼 미국 CNN방송이 보도하기도 했다. 국제적 망신이다. 내년에 한국 경제는 아시아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때 우리 스스로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반국가적인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
미국에서도 종교인들의 정치활동이 없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낙태를 반대하는 목사들의 ‘프로라이프운동’이다. 이들은 미국 국회의사당 입구에 서서 의원들을 가로막고 낙태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6개월 동안 계속되는 이들의 끈질긴 노력은 높이 평가됐으나 이렇게 해서 마음을 바꾼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고 알고 있다.
미국의 인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도 의사당 입구에서 거의 눕다시피 하며 1인 시위를 한 적이 있다. 1990년대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를 51번째 주로 승격시켜 달라는 것이 요구사항이었다. 당시 워싱턴DC 주민은 흑인이 다수를 차지했고 미국의 영토로 규정돼 있어 흑인의 지도자격인 잭슨 목사로서는 마땅히 할 수 있는 주장이라고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 역시 아무런 성과가 없었고 아직도 워싱턴DC의 주 승격은 요원해 보인다.
이들의 주장은 미국의 영토를 부정하는 반국가적인 정치활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미국 국민들은 이런 합법적인 시위에 대해서도 종교계의 정치 개입이라며 눈살을 찌푸렸고, 이들의 활동은 의회에서도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
김창준 <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한국경제신문 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