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락 친나왓 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해지고 있는 태국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1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부터 ‘최후의 돌격’에 나섰고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강경 진압에 들어가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집권 여당은 사태가 더 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의 수텝 투악수반 전 부총리가 이끄는 반정부 시위대는 1일을 승리를 위한 디데이(D-day)로 정하고 총리청사, 국립경찰본부, 방콕시경, 교육부, 두씻 동물원, 내무부, 외무부 등 10개 주요 정부청사를 점거하는 최후의 돌격을 강행했다.

경찰은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에 대한 해산을 시도했다.

정부는 1일 시위를 앞두고 경찰 2만여명과 군병력 3000명을 배치했다. 지난달 초 반정부 시위가 본격화 된 후 군병력이 방콕시내 치안유지를 위해 투입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시위대 간 유혈충돌이 있었다. 태국 일간지 방콕포스트는 방콕 외곽 라자만갈라 스타디움 근처에서 잉락 총리 정부를 지지하는 레드셔츠 진영과 반정부 시위대에 속한 람캄행 대학생 간 총격전이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57명 이상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표시로 붉은색 옷을 입어 레드셔츠로 불리는 친정부 시위대는 이날로 예고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맞서기 위해 지난달 30일 라자만갈라 스타디움으로 모였고, 이 과정에서 인근 람캄행 대학생들과 시비가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태국 집권당인 푸어타이당은 반정부 시위를 가라앉히기 위해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콕포스트는 여당 관계자를 인용해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은 현재의 정치적 소요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이라며 “시위대의 80%도 이 방안에 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