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해법, 소셜투자로 찾는다] "대기업 임원 '경영코치 재능기부'…300여 사회적기업 매출 50% 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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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턴 영국 파일럿라이트재단 회장
사회적 기업과 봉사단체가 갖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경영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훌륭한 사회적 기업을 일으켜 국가경제에 공헌하겠다’는 이들의 선의는 비효율에 따른 적자로 인해 오히려 ‘사회의 짐’이 되고는 한다.
피오나 할턴 영국 파일럿라이트재단 회장(사진)이 사회적 기업과 봉사단체의 이런 고민을 읽은 건 10여년 전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할턴 회장은 상당수 대기업 임원들도 자신의 재능을 사회를 위해 ‘기부’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도 눈치챘다. 할턴 회장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2003년 사회적 기업과 봉사단체에 경영코치들을 엮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운영방식은 이렇다. 사회적 기업이나 봉사기관이 도움을 요청하면 일단 재단 내에 담당자를 배정한다. 담당자는 해당 회사의 상황은 어떤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등을 파악한 뒤 경영코치 자원자들과 연결해 준다. 기업마다 서로 다른 ‘주특기’를 지닌 4명의 경영코치를 붙인다. 삼성전자의 전략 담당 임원, 현대자동차의 마케팅 임원, LG화학의 재무 임원, SK에너지의 구매 담당 임원으로 컨설팅팀을 짠다는 얘기다.
이들이 1개 업체에 컨설팅해주는 시간은 모두 36시간. 1년 동안 매달 한 차례씩 모여 담당 업체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시간 동안 머리를 맞댄다. 이들은 ‘재능 기부’ 외에 1인당 연간 4000파운드(약 691만원)씩 ‘현금 기부’도 한다. 컨설팅을 받는 사회적 기업과 단체는 모든 게 공짜다.
할턴 회장은 “척 보기엔 대기업 임원은 얻는 것 없이 베푸는 것 같지만 실제론 사회적 기업이 처한 ‘실제 상황’을 놓고 다른 회사의 전문가들과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설득·코칭·협업능력 등을 키우게 된다”며 “‘돈 내는 봉사’임에도 바클레이즈, 브리티시텔레콤(BT) 등 굴지의 기업들이 고위 임원을 파일럿라이트에 교육 형태로 내보내는 이유”라고 말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지난 10년간 파일럿라이트를 통해 경영코치를 받은 300여개 사회적 기업 및 봉사단체의 코칭 이듬해 매출은 최소 50% 이상 늘었다. 사회적 성과 지표인 ‘수혜를 입은 사람 수’는 2배가량 확대됐다.
런던=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피오나 할턴 영국 파일럿라이트재단 회장(사진)이 사회적 기업과 봉사단체의 이런 고민을 읽은 건 10여년 전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할턴 회장은 상당수 대기업 임원들도 자신의 재능을 사회를 위해 ‘기부’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도 눈치챘다. 할턴 회장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2003년 사회적 기업과 봉사단체에 경영코치들을 엮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운영방식은 이렇다. 사회적 기업이나 봉사기관이 도움을 요청하면 일단 재단 내에 담당자를 배정한다. 담당자는 해당 회사의 상황은 어떤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등을 파악한 뒤 경영코치 자원자들과 연결해 준다. 기업마다 서로 다른 ‘주특기’를 지닌 4명의 경영코치를 붙인다. 삼성전자의 전략 담당 임원, 현대자동차의 마케팅 임원, LG화학의 재무 임원, SK에너지의 구매 담당 임원으로 컨설팅팀을 짠다는 얘기다.
이들이 1개 업체에 컨설팅해주는 시간은 모두 36시간. 1년 동안 매달 한 차례씩 모여 담당 업체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시간 동안 머리를 맞댄다. 이들은 ‘재능 기부’ 외에 1인당 연간 4000파운드(약 691만원)씩 ‘현금 기부’도 한다. 컨설팅을 받는 사회적 기업과 단체는 모든 게 공짜다.
할턴 회장은 “척 보기엔 대기업 임원은 얻는 것 없이 베푸는 것 같지만 실제론 사회적 기업이 처한 ‘실제 상황’을 놓고 다른 회사의 전문가들과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설득·코칭·협업능력 등을 키우게 된다”며 “‘돈 내는 봉사’임에도 바클레이즈, 브리티시텔레콤(BT) 등 굴지의 기업들이 고위 임원을 파일럿라이트에 교육 형태로 내보내는 이유”라고 말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지난 10년간 파일럿라이트를 통해 경영코치를 받은 300여개 사회적 기업 및 봉사단체의 코칭 이듬해 매출은 최소 50% 이상 늘었다. 사회적 성과 지표인 ‘수혜를 입은 사람 수’는 2배가량 확대됐다.
런던=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