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기업의 지분 또는 경영권을 사들이는 투자가 아닌 업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구조조정 펀드로 승부해볼 생각입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여러 해운업체를 위한 자본확충펀드를 첫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윤모 신임 AJ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AIP·옛 AJ캐피탈) 대표(사진)는 2일 기자와 만나 “개별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나 지분 투자에 주력하는 기존 사모펀드(PEF)와 달리 업종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조정 전문 PEF로 차별화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AIP는 AJ렌터카로 잘 알려진 아주L&F홀딩스의 금융계열사다. 자동차 리스금융이 주력이었으나 오는 9일 김 대표 취임과 함께 사모펀드 업계에 뛰어들기로 했다. 김 대표는 아주L&F홀딩스의 오너이자 친구인 문덕영 사장의 ‘러브콜’을 받고 AIP에 합류했다. 문 사장은 김 대표가 은행(하나은행), 증권(솔로몬투자증권 사장), 사모펀드(KTB프라이빗에쿼티 부회장)를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점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AIP에는 권재완 전 KTB프라이빗에쿼티 대표도 부사장으로 합류, 김 대표와 다시 호흡을 맞춘다.

김 대표는 업종 구조조정 전문 PEF로 방향을 잡은 이유에 대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가 늘어나면서 정책금융기관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직접 지원하는 게 어려워진 반면 PEF를 통한 간접 지원은 수월해진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P의 ‘첫 작품’으로 1조원 규모의 해운사 자본확충펀드를 설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해운사들이 보유한 중고 선박을 펀드를 통해 매입하는 동시에 해외 선주들과 협상을 거쳐 용선료(배 빌리는 요금)를 낮춰주는 작업을 병행하겠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매입한 선박을 해운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2015년께 되팔면 짭짤한 수익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들이 내놓은 매물도 AIP의 관심 대상이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그는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등 동부그룹이 내놓은 매물이 해외에 팔릴 경우 국가적으로 오랜 기간 공들여 쌓은 기술을 함께 잃는 결과가 된다”며 “국가적으로 의미 있는 기술을 가진 업체에 대해선 전략적투자자(SI)와 손잡고 적극적으로 인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영효/오상헌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