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J프로젝트 10년만에 첫 삽
전라남도 최대 역점사업으로 그동안 공전을 거듭해온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J프로젝트)가 계획 수립 10여년 만에 오는 13일 첫삽을 뜬다. 그러나 사업 규모가 대폭 축소된데다 민간자본 유치 등 과제도 만만치 않다.

○사업교두보 확보


2일 전남도에 따르면 삼포·삼호·구성지구로 나눠 추진되는 J프로젝트 사업지구 중 구성지구 기공식이 오는 13일 해남군 산이면 현지에서 열린다. 기공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지역 국회의원, 기업도시 관계자 등 1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솔라시도 사업으로 명명된 구성지구(21.8㎢) 공사는 1·2단계로 나눠 추진한다. 사업비 9000억원을 투입, 2025년까지 토지 매립과 진입도로 건설 등 도시 기반시설을 갖춰 골프장, 레저주택, 골프빌라, 시니어 빌리지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호텔, 리조트, 통합의학병원, 남도음식문화촌, 컨벤션센터, 마리나 시설 등도 들어선다. 보성건설(지분율 59.9%), 한양건설(16.8%), 전남도와 도개발공사(각 10%)가 참여했다.

이에 따라 2003년 개발 밑그림을 그린 뒤 2005년 8월 정부의 관광ㆍ레저형 기업도시 지정을 거친 J프로젝트사업은 투자유치 무산과 사업계획 축소 등의 우여곡절 끝에 사업 가시화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사업 순항까지 ‘산 넘어 산’


J프로젝트는 본격 추진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지난 10년간 투자유치 실패 등으로 사업계획 축소와 무산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당초 사업면적 105.6㎢는 39.9㎢로 줄어들고 사업비도 32조원에서 8조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당초 사업비 전액을 외자 유치를 통해 조달하겠다던 전남도는 단 한 푼의 외자도 유치하지 못했다. 전체 6개의 사업지구 중 2008년 말 초송(20.5㎢)과 송촌(14.4㎢)지구가 투자유치 불발로 백지화된 데 이어, 부동지구마저 특수법인 썬카운티(주)가 자본 잠식 등을 이유로 지난 10월 청산을 결정해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태생적 한계 외에도 부동산 경기 장기침체로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투자자들이 외면한 때문이다. 전남도가 처음부터 정부가 제시한 것보다 세 배나 많은 사업 규모를 고집하는 등 무리한 추진이 화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남도 ‘선택과 집중’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간척지 양수·도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됐다. 사업 면적의 84.2%인 28.5㎢의 간척지를 보유하고 있는 농어촌공사는 땅값을 놓고 시행사들과 큰 시각차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기업도시 조성 과정에 개발 이익을 빼고 땅값을 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기업도시개발특별법 개정안이 발효돼 저렴하게 간척지를 인수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정부가 투자 이민을 허용하고 간척지 양수·도 과정에서 이행보증보험증권 면제 등의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사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간척지 문제가 풀림에 따라 삼호지구도 다음주 중 농어촌공사와 협의를 마치고 내년 초 착공할 계획”이라며 “중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살려 외자를 유치하고 구성·삼호·삼포 등 3개 지구에 개발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무안=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