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최고 갑부인 리자청(리카싱)이 큰아들 납치범이 거액의 몸값 요구에도 침착하게 대응한 일화가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온바오닷컴은 타이완 TVBS 보도를 인용, 최근 리자청 창장 실업그룹 회장이 10여년 전 발생한 큰아들 리쩌쥐의 납치사건에서 납치범이 몸값으로 20억홍콩달러(2천7천3백억원)를 요구했을 당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96년 5월 홍콩의 범죄조직 두목 장쯔창은 리자청 회장의 큰아들 리쩌쥐를 납치한 후, 리자청에게 아들의 목숨값으로 20억홍콩달러를 요구했다.

이에 리 회장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알겠다. 다만 지금 수중에 현금이 10억홍콩달러(1천365억원) 밖에 없다"며 장쯔창에게 10억홍콩달러를 건넸다.

리 회장의 침착함에 장쯔창이 오히려 당황해 "어떻게 이렇게 침착할 수 있느냐?"고 묻자, 리 회장은 "아들이 납치를 당한 것은 내 잘못"이라며 "내 가족들의 얼굴이 홍콩 전체에 다 알려져 있는데 내가 그에 따른 방비를 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리 회장의 이같은 대담함에 반한 장쯔창은 몸값으로 받은 돈을 다 탕진한 후, 다시 리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투자 비결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장쯔창은 과거 홍콩과 중국 대륙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살인, 방화, 폭탄테러, 납치, 절도 등 각종 흉악 범죄를 저지른 범죄조직의 두목으로 유명하다.

장쯔창은 1996년 리자청 아들 납치를 저지른 후, 다음해에는 신훙지그룹의 궈빙샹 회장을 납치해 6억홍콩달러(819억원)를 뜯어내기도 했다.장쯔창은 지난 1998년 경찰에 붙잡혔으며 같은해 사형이 집행됐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