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한동주 서귀포시장이 공개석상에서 우근민 제주지사와 '내면적 거래'가 있었음을 밝히며 내년 지방선거 때 우 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지를 유도한 사실이 알려져 전격 직위해제된 가운데 그 발언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우 지사와 한 전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며 공무원노조와 시민단체 등도 기자회견과 성명 등으로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반면 우 지사는 선거에 부당 개입한 적이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한 전 시장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제주도당은 고발장 제출에 앞서 이날 오전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일은 현직 지사와 임명직 시장이 선거를 매개로 거래가 있었음을 스스로 밝힌 사건"이라며 "공공연한 비밀처럼 나돌던 공무원 선거 개입과 줄 세우기, 밀약 관행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도당은 선관위·검찰의 철저한 조사와 우 지사의 대도민 사과 등을 촉구했다.

또한 우 지사가 새누리당 소속의 현직 도지사이자 내년 선거 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새누리당 제주도당도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소속 제주도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우 지사에게 진상 규명과 대도민 사과, 사법기관 고발 조치 등을 요구했다.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행정사무조사권을 발동하고 도지사 불신임,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박했다.

민주당 김정현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사건은 명백한 매관매직 사건으로, 직위해제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우 지사는 제주지사직을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한 전 서귀포시장은 서울에서 열린 재경서고인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 행사 축사를 하던 중 "우근민 지사가 내년 당선되면 네가 서귀포시장을 더 해라. 이러한 내면적 거래를 하고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내년 도지사 선거 출마가 유력한 우 지사에 대해 지지를 유도하는 발언을 했다가 30일자로 직위해제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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