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 '세테크·재테크' 동시 충족…30~40대는 보장성보험 가입 바람직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후 정기적인 소득 없이 살아가야 하는 기간이 함께 길어지고 있다. 소득의 ‘월동 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한국인의 김장문화는 금융소비자들의 자산관리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김치를 미리 담가둠으로써 추위로 인해 먹거리가 부족한 겨울을 대비한다는 측면에서다. 지역에 따라 김장의 재료나 담는 방식이 다르듯 자산관리 역시 각자가 처한 상황과 목표에 맞춰야 한다.

○장기저축성보험, 재테크·세테크 동시에

한국인들은 금융상품을 장기 보유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에 개인투자자들이 개별 주식 1개 종목을 보유하는 기간이 △1주일 미만 1.9% △1주일 이상~1개월 미만 9.3% △1개월 이상~3개월 미만 24.1% △3개월 이상~6개월 미만 24.7% △6개월 이상~1년 미만 17.2% △1년 이상 22.8%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의 60%가 특정 종목에 투자한 뒤 6개월 이상 갖고 있지 않았다는 얘기다. 소득은 제한적인데 돈 쓸 일은 많은 게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장기 투자를 했을 때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아야 한다. 보험상품이 대표적이다.

장기 저축성보험은 장기 투자라는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보험상품이다. 기본적으로 보험상품은 가입자들을 각종 위험에서 보호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시중금리가 낮아지고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요인이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산으로서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저축성보험은 은행 예금이나 우량 채권에 비해 높은 공시이율을 적용받고 있다. 또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은 보험사의 운용자산 이익률과 객관적인 외부 지표금리(국고채 수익률, 회사채 수익률 등)를 반영한다. 보험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약 年3.8~4% 안팎(올 11월 기준)이다. 은행 예금이나 우량 채권 수익률을 웃돈다. 금리 상승기에는 공시이율이 실세 금리를 따라 오르지만, 금리 하락기에는 최저보증이율이 적용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가입자 형편에 맞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점도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예컨대 한화생명의 ‘트리플 라이프 연금보험’은 은퇴 후 소득공백 기간에는 연금 수령액을 높이고 국민연금 등 소득 재창출 기간에는 연금 수령액을 낮출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저축성보험 '세테크·재테크' 동시 충족…30~40대는 보장성보험 가입 바람직
○변액보험, 중위험·중수익의 매력

자산 관리의 기본 원리는 저위험에는 저수익, 고위험에는 고수익이 따른다는 것이다. 기대 수익이 높으면 그만큼 위험이 크다. 반대로 위험이 낮으면 기대 수익도 낮아진다. 은행 예금이나 국채 등 안전자산 투자는 위험이 낮지만 기대 수익률도 낮다. 주식이나 원자재 투자는 가격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워 위험이 크지만 기대 수익률은 높은 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점점 이런 극단에 위치한 상품이 아닌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위험을 일부 감수하더라도 시중 금리보다는 높은 수익을 찾게 됐고,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기대 수익률이 조금 낮더라도 위험을 줄이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변액보험은 이런 목적에 적합한 상품이다. 전형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란 얘기다. 주가가 상승할 때는 주식 투자 비중이 늘고 주가가 하락할 때는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리는 식이다. 장기 투자 상품인 변액보험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10년 이상 유지하면 보험차익에 대해 한도 없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파워 스텝 업 변액 연금보험’은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연금 적립금과 사망보험금이 바뀐다.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공시이율로 운용되는 일반 계정으로 전환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지킬 수도 있다. 삼성생명의 ‘리더스 변액 연금보험’은 보험료로 투자할 수 있는 펀드가 다양해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따른 선택의 폭이 넓다. 자금 사정에 따라 연금을 받기 전에 여유 자금을 추가 납입해도 되고, 긴급 자금은 중도 인출할 수 있다.

교보생명의 ‘100세 시대 변액 연금보험’은 연금을 타는 기간에도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됐지만 한국에는 아직 낯선 개념이다. 연금 개시 이후에도 계속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연금 수령액에 더해 주는 게 특징이다.

기존 변액연금은 연금 개시 전까지만 펀드 운용이 가능하고 연금 수령이 시작되면 시중금리에 연동되는 공시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공시이율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아질 때 연금의 실질 가치가 낮아진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이 상품은 가입 시점부터 평생토록 생존 기간 내내 펀드에 투자, 그 수익으로 연금 수령액을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생애주기에 맞는 다양한 기능 가능

장기 투자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건 자금이 장기간 묶인다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경우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여유자금이 늘어나 추가적인 투자처를 찾게 되기도 한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보험상품도 진화하고 있다. 중도 인출이나 추가 납입 기능 혹은 연금 전환 기능까지 부여해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한화생명의 ‘플러스 저축보험’은 생활자금 인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보험기간 중에라도 가입자가 신청하면 적립금의 일정 금액을 자동으로 인출할 수 있다. 목돈이 필요한 경우에도 중도 인출을 활용해 가계 상황에 맞는 생활자금 설계가 가능하다.

알리안츠생명의 ‘파워 밸런스 변액 연금보험’은 투자 수익률이 전달보다 오르면 그만큼 해당 월의 최저 연금 적립금이 올라간다. 반대로 하락하면 기존에 확정된 최저 연금 적립금을 보장해준다. 한 번 올라간 최저 연금 적립금은 이후 투자 수익률이 하락하더라도 떨어지지 않는다.

가입자의 생애주기와 매일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투자 비중도 조절할 수 있다. 펀드 자동 재분배 시스템을 도입해서다. 예컨대 가입 초기에 연령이 낮을 때는 주식형펀드에 더 많이 투자한다. 그러다 연금 수령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형 펀드 비중을 늘려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식이다.

○연령대에 맞는 투자계획이 기본

기본적으로는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가 바람직한 자산관리 방법이다. 하지만 특정 연령대에 적합한 투자 방법과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즉 20대에는 앞으로 긴 소득 창출기간을 감안해 비교적 공격적으로 자산을 모으는 게 좋다. 사회 초년생이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금융상품에 관심을 둬야 한다.

30~40대에는 자신과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지킬 수 있는 보장성보험이 필수적이다. 자금 수요가 다양해지는 시기인 만큼 서로 다른 금융상품에 자산을 분산해서 투자하는 게 좋다. 50대로 접어들면 자산을 안정적으로 지키면서도 은퇴 후에 필요한 현금을 꾸준히 창출할 수 있는 연금상품 등을 보강해야 한다.

저축성보험 '세테크·재테크' 동시 충족…30~40대는 보장성보험 가입 바람직
대표적인 장기 금융상품인 보험은 묵힐수록 진가를 발휘한다. 보험사들이 장기적인 자산운용과 안전한 관리를 위해 초기에 사업비를 상대적으로 많이 부과하고 있어 중도 해지하면 가입자에게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오래 유지할수록 비용은 줄고, 혜택은 늘어난다.

가입 초기 수익률은 저조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률이 상승하는 구조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계약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명열 < 한화생명 FA추진팀 투자자문위원 myung.lee@hanwh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