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환율공습…포위당한 韓…물량공습 中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日 엔저 '직격탄' 현대차 4%·기아차 5% 넘게 급락
中 철강·LCD 공급 과잉에 관련株 '중립' 의견 나와
韓 샌드위치 신세에 내년까지 증시 발목 잡힐 듯
中 철강·LCD 공급 과잉에 관련株 '중립' 의견 나와
韓 샌드위치 신세에 내년까지 증시 발목 잡힐 듯
![日 환율공습…포위당한 韓…물량공습 中](https://img.hankyung.com/photo/201312/01.8105628.1.jpg)
◆엔화가치 급락 쇼크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1월부터 가파르게 떨어진 엔화 가치는 국내 증시의 상승폭을 줄이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자동차주들이 최대 피해자로 꼽힌다. 엔화 약세가 재개된 지난달 이후 현대차는 5.5% 하락했고, 기아차도 낙폭이 8.4%에 달한다.
![日 환율공습…포위당한 韓…물량공습 中](https://img.hankyung.com/photo/201312/01.8105629.1.jpg)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엔화 약세 기조가 내년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엔저를 상수로 놓고 투자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연말 미국 소비에 대한 기대로 정보기술(IT)주가 오르는 동안 자동차주가 약세였던 이유는 엔화 약세가 재개됐기 때문”이라면서 “엔화의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커진다면 추가적인 악영향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中 공급 과잉에 해운·철강株 비상
중국과 국내 기업 간 기술 격차가 줄어들면서 중국에 과도한 투자가 이뤄진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나타나고 있다. 철강 업종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 세계 철강 과잉 생산량은 전체 생산량의 20%가 넘는 연간 3억3400만t에 달한다. 이 중 중국의 공급 과잉 물량이 2억t에 육박한다.
국내 철강주들은 중국에서 비롯된 공급과잉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8~10월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이어지는 동안 경기 민감주들이 일제히 약진했지만 철강은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했다. 업종 대표주인 포스코의 주가는 올 들어 3.44% 떨어졌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해운주들도 중국 해운사에 눌려 있는 형국이다.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자국 해운회사에 대출과 보조금 등의 명목으로 46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다. 덩치를 키운 중국 해운사들이 국내 업체들의 텃밭을 위협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주가가 약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업계 1위 한진해운의 주가 하락폭은 올 들어 50.04%에 달한다.
디스플레이 업종도 비슷한 처지다. 중국 최대 액정표시장치(LCD) 업체인 BOE가 내년까지 라인 6개를 증설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이후 LCD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주가가 연초 이후 23.19% 떨어진 것도 LCD 단가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내부적으로 중국 공급과잉 이슈가 불거진 일부 종목에 대해 매도 리포트를 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며 “중국과 공급과잉 문제로 얽혀 있는 종목들의 주가는 내년에도 약세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 팀장도 “중국 정부의 공급과잉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되는 내년 말 무렵에나 관련 업체들의 주가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공급과잉 이슈가 있는 산업들은 증권사들이 내놓는 내년 전망 리포트에서도 푸대접을 받고 있다. 신영증권은 해운을 포함하는 운송 업종과 철강 업종에 대해 ‘중립’ 의견을 내놓았다. 이 증권사가 ‘비중확대’가 아닌 ‘중립’ 판정을 내린 업종은 전체 15개 업종 중 3개뿐이다.
송형석/강지연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