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기업은행장, 교체냐 연임이냐
정부가 오는 27일 임기 만료되는 조준희 기업은행장의 후임을 인선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정부는 임기 만료일 직전에 차기 행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일 “최근 인사검증 절차를 시작했고 현재 후보군을 두고 논의 중”이라며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기업은행장 임기 만료일에 맞춰 적정한 시점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기업은행장을 두고 두 가지 시각이 맞서고 있다. 한쪽에서는 조 행장의 교체를 ‘기정사실화’하는 반면 또 다른 쪽에선 임명권을 갖고 있는 청와대가 아직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경제부처의 고위 관계자는 “조 행장이 이명박 정부 때 임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체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곧 다른 사람이 차기 행장으로 발표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현직 관료 중에선 허경욱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 최종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정부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상반된 예측을 내놨다. 그는 “낙하산 인사에 부담을 느낀 청와대가 공기업 한두 곳의 최고경영자는 유임시킬 것”이라며 “조 행장의 경우 박근혜 정부의 ‘중소기업 살리기’ 기조에 부합하는 인물이라 연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기업은행장은 그동안 관료 출신들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역대 행장 중 첫 내부 출신 행장인 김승경 전 행장(1996~1998년)과 첫 공채 출신 행장인 조 행장을 제외하곤 모두 관료 출신이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장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는 관료들과 내부 출신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기업은행 직원들의 정서가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기업은행 내부에선 조 행장의 연임이 안 된다면 김규태 전무가 승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