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인자 장성택 실각…국정원 "측근 2명 공개처형"
북한 김정은 체제의 사실상 2인자 역할을 해온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노동당 행정부장·사진)이 최근 실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장성택의 실각은 북한 핵심권력 구도의 대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국가정보원은 3일 “최근 노동당 행정부 내 장성택의 핵심 측근들에 대한 공개처형 사실이 확인됐으며, 장성택도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 등에게 보고했다. 국정원 측은 “지난달 하순 북한이 당 행정부 내 장성택의 핵심 측근인 이용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을 공개처형한 이후 장성택 소관 조직과 연계 인물들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현재 장성택은 모든 직책에서 해임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며, 당 행정부는 기능이 무력화되거나 해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장성택은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남편이다. 그는 당 행정부장으로서 공안 분야를 총괄해 김정은 후계체제를 구축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면서 최고 실세로 올랐다. 김정은 집권 이후 당 정치국 위원과 행정부장, 중앙군사위 위원, 중앙위 위원 등 주요 요직을 맡아왔다.

장성택의 실각은 군부와의 권력 다툼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집권 2년차인 올해 들어 그의 공개활동이 현격히 줄어들면서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의 알력설이 대두됐다. 정부는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일 경우 김정은 체제 내 핵심 권력 구도의 대변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북한 동향을 주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