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1000명이 뽑은 ‘올해의 최고경영자(CEO)’는 누구일까? 한국경제신문이 만드는 대학생 취업 전문 격주간지 ‘캠퍼스 잡앤조이’가 소비자패널 틸리언과 함께 전국 남녀 대학생 1000명에게 지난달 15~20일 ‘올해 가장 주목한 CEO’를 물었다. 이번 조사는 2011년 처음 시작해 이번이 3년째다.

조사 대상 CEO는 ‘정보기술(IT), 자동차, 건설, 유통’ 등 주요 산업 분야를 14개 업종으로 분류해 선정했다. 업종별 후보 기업(CEO)은 ‘캠퍼스 잡앤조이’의 자매지인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2013 100대 기업’ 조사 결과를 활용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0%다.

이번 ‘2013 대학생이 주목한 CEO’ 조사의 특징은 ‘삼성’과 ‘KB’다. 삼성은 그룹, 전자, 증권, 보험 등 4개 부문에서 1등 CEO를 배출했다. 금융그룹인 KB도 금융지주, 은행, 카드 등 3개 부문의 CEO가 1위에 올랐다.

그룹(기업집단) 부문 1위에 오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3년 연속 1위에 오르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 회장은 30.6%라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이번 조사 대상 CEO 중 30%를 넘긴 유일한 사례다. 특히 올해는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선언한 ‘신경영’이 20주년을 맞이한 해다. 20년 전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며 뼈를 깎는 혁신을 주문했던 이 회장은 올해 다시 ‘변화의 심장이 뛴다’는 화두를 던지며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IT·전자·통신’ 부문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22.6%)에 올랐다.

‘자동차·자동차부품’ 부문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이 17.1%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기아자동차의 이삼웅 사장(10.7%)이 올랐고, 이어 전호석 현대모비스 사장(10.4)이 뒤를 이었다.

‘화학·조선’ 부문은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9.7%)이 그 자리를 꿰찼다. 이어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5.0%), 정몽진 KCC 회장(3.8%),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3.7%) 등이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유통·운송’ 부문의 순위 변화도 두드러진다. 우선 장재영 신세계 사장이 8.4%의 지지율로 1위에 오른 것이 눈에 띈다. 장 사장 전임인 박건현 전 신세계 사장(현 백화점 상근고문)은 지난해 조사에서 3위에 그쳤다. 허인철 이마트 사장이 8.1%의 지지율로 2위에 올라 신세계그룹의 선전을 이끌었다.

‘인터넷·게임·모바일’ 부문에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29.0%의 높은 지지율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에 올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이 2위(17.4%)에 오른 것도 지난 조사와 같은 결과다.

금융 부문은 전체적으로 KB의 강세였다. KB금융그룹은 금융지주(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23.6%), 은행(이건호 KB국민은행 행장·23.1%), 카드(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17.0%) 부문에서 1등 CEO를 배출했다.

패션·뷰티·호텔 등 ‘소비재·서비스’ 부문에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11.9%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서 회장은 남성(6.8%)에 비해 여성(17.0%) 응답자에게서 몰표를 받았다. 반면 이 사장은 남성(12.0%)과 여성(11.8%)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공기업’ 부문에선 정창수 인천국제공항 사장(20.6%)이 1위에 올랐다. ‘지주사’ 부문은 조대식 SK 사장이 1위에 올랐다.

장진원 한국경제매거진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