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회복세 '뚜렷'…11월 고용 21만명 급증·10월 수출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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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도 부활
11월 판매량 125만대…금융위기 후 최대
11월 판매량 125만대…금융위기 후 최대
미국 경기가 고용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 규모는 시장 예측을 웃돌았고, 10월 수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무역적자 규모를 크게 줄였다. 자동차 판매도 늘었다.
미국 고용분석업체인 ADP는 11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 규모가 당초 예상치를 넘어서는 21만5000명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전월의 18만4000명과 시장의 예측치 17만3000명을 모두 웃도는 것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다.
ADP 고용지표는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전체 취업자 수(비농업부문 고용자 수)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미국 노동부는 11월 고용동향을 6일 발표할 예정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시장이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부 폐쇄)에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증가로 무역적자도 크게 줄었다. 미국 상무부는 10월 무역수지 적자가 406억달러로, 전달(430억달러)과 비교해 5.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세계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10월 미국의 상품·서비스 수출은 전달보다 1.8% 늘어난 1927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의 11월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늘어난 125만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5% 증가)를 훨씬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연율로 환산한 판매량은 1640만대로 2007년 2월(1680만대) 이후 최고치다.
회사별로 보면 GM 크라이슬러 도요타 닛산 기아자동차 등이 1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16%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한 크라이슬러는 닷지 듀랑고와 신형 지프 체로키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 GM은 신형 중형세단 말리부와 캐딜락, 뷰익 브랜드가 효자 노릇을 했다.
기아차는 11%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형 다목적 승용차 쏘울이 1만2870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77.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주력인 쏘나타 판매가 주춤했지만 신형 산타페가 호평을 받으며 43% 늘어나는 덕분에 전체적으로 5% 증가율을 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14%) 아우디(13%) BMW(1.7%) 등 프리미엄 브랜드 성장률도 돋보였다.
대표적 내구재인 자동차 판매 호조는 경기 회복세에 따른 것이다. 커트 맥네일 GM 부사장은 “자동차 경기의 상승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는 느낌”이라며 “경기회복이 일자리를 만들고 가계소득을 증가시키고 있는 데다 유가가 하락하고 대출 문턱도 낮아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자동차 경기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수출도 증가함에 따라 미국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전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1월 제조업지수가 2년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댄 멀홀랜드 뉴욕멜론은행 애널리스트는 “ADP 고용보고서가 12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거의 기정사실화한 듯하다”며 “국채시장은 이미 12월 양적완화 축소라는 재료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