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車 관세 즉시 철폐
한국과 호주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 2009년 5월 협상을 시작한 이후 4년7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한국산 휘발유 소형 승용차(1000~1500㏄)와 중형 승용차(1500~3000㏄),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전기기기에 대한 호주의 관세율(각각 5%)이 FTA 발효 즉시 철폐된다. 반면 한국은 호주산 소고기에 대한 관세율(40%)을 발효 시점부터 15년간 단계적으로 낮춘 뒤 2030년께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앤드루 롭 호주 통상장관과 회담을 하고 한·호주 FTA 협상을 실질적으로 타결했다고 5일 발표했다. 한·호주 FTA는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타결한 FTA다. 호주가 난색을 보여온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도입을 양보하고, 한국이 소고기를 비롯한 농축산시장 개방을 받아들인 결과다.

한국은 15년 뒤 소고기 시장을 완전 개방하되 호주산 수입이 급증하면 긴급 수입제한 조치(세이프가드)를 취할 수 있는 조항을 얻어냈다. 그럼에도 시간이 갈수록 수입 소고기에 국내 시장을 내주고 있는 축산업계의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감품목인 쌀, 분유, 과일(사과 배 감 등), 콩, 감자, 굴, 명태 시장 등은 개방하지 않는다. 양국은 또 소형 및 중형 승용차에 대한 관세를 즉각 철폐하되 나머지 대형 승용차와 자동차부품 관세율은 각각 3년 내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브리핑에서 “호주는 거의 모든 품목에 부과하는 관세를 5년 내에 철폐하기로 했고 우리는 수입액 기준 92.4%(품목 수 기준 90.8%)에 부과하는 관세를 8년 내 철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이 내년 상반기 중 FTA 협정문에 가서명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이르면 2015년부터 FTA가 공식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