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수주 화력' 불붙은 현대重…세계 1위 조선사 저력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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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현대중공업
경쟁국인 중국 해운사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올 목표 96% 이미 달성…불황속 저가수주 지양 결실
조선에 IT 접목 '스마트십' 등 첨단 기술로 최고 자리 수성
브라질 등 해외진출도 박차
경쟁국인 중국 해운사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올 목표 96% 이미 달성…불황속 저가수주 지양 결실
조선에 IT 접목 '스마트십' 등 첨단 기술로 최고 자리 수성
브라질 등 해외진출도 박차
현대중공업이 지난 5월 7억달러짜리 선박 수주를 발표하자 전 세계 조선업계에서는 “역시 조선업은 아직까지 한국, 현대중공업이다”는 감탄사가 쏟아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1만84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을 5척이나 한꺼번에 수주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상선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신호탄을 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조선업계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발주처가 중국 해운회사인 차이나시핑컨테이너라인(CSCL)이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 화물은 중국 선박으로 수송하고, 중국 선박은 자국에서 건조한다’는 국수국조(國輸國造)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해운사가 ‘세계 최대 컨테이너 수주’라는 기록을 한국 조선사에 안겨 준 것이다. 이유는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그 정도 크기에 연비 경제성까지 갖춘 배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현대중공업밖에 없어서다.
◆뚝심으로 불황 버티자 올해부터 수주 봇물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인 조선 부문을 포함해 해양, 플랜트, 건설장비, 전기전자시스템, 엔진기계, 그린에너지 등 총 7개의 사업본부를 갖고 있다. 회사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한 조선사가 아닌 종합중공업회사다. 계열사로 2008년 하이투자증권, 2010년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오일뱅크 등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그룹 규모로는 재계 순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간판은 아직까지 조선·해양·플랜트 부문이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불황 속에서도 ‘저가 수주’에 나서지 않아 수주 실적이 저조했다. 작년에는 수주액이 148억달러에 그쳐 목표(236억달러)에 크게 미달했다. 그러나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은 1위 업체의 자존심을 떠나서 ‘당장 힘들다고 가격을 깎아주면 정작 경기가 살아났을 때 제대로 된 수혜를 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 회장은 불황이 한창인 2010년 3월부터 이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렇게 뚝심으로 버틴 결실이 올해부터 나타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조선·해양·플랜트 부문(현대삼호중공업 포함)에서 총 229억달러의 수주를 기록해 올해 목표인 238억달러의 96%를 달성했다. 전년도 전체 수주액(148억달러)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연말까지 목표 이상의 수주가 기대된다.
조선 부문에선 올 들어 총 125척을 수주했다. 이 중 초대형 컨테이너선(1만TEU급 이상) 수주가 28척이다. 12년 만에 모스형 액화천연가스(LNG)선 4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해양 부문에서는 반(半)잠수식 시추선을 비롯해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 등 각종 심해자원 개발용 설비 건설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육상플랜트 부문에서는 지난 8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3억달러 규모의 발전용량 2640㎿급 초대형 화력발전소를 수주했다.
◆기술 개발과 해외 진출로 1위 수성
현대중공업은 전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우선 조선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똑똑한 배’ 스마트십(smart ship)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스마트십 2.0’의 개발 성과와 향후 추진 계획을 밝히며 2015년 완성을 예고했다. ‘스마트십 2.0’은 현대중공업이 2011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스마트십 1.0’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지상에서 선박의 각종 기관을 모니터링하고 기상상황과 주변 선박들의 운항정보, 항해계획 등을 종합 분석해 항해를 지원한다.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3차원(3D) 스캐닝 기술을 활용해 해양구조물의 오차를 찾아내고 있다. 해양구조물 한 개당 오차 측정시간을 기존 10시간의 5분의 1인 2시간으로 줄여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서브시(subsea)’로 불리는 심해저플랜트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미래산업선도기술개발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심해자원 생산용 해양플랜트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엔진기계 부문에서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G-타입(green-type)’의 친환경 선박엔진 제작에 성공했다. 이 엔진은 실린더 내부에 위치한 피스톤의 이동 거리를 늘려 기존 엔진 대비 7%의 연비 향상 등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또 현지 공장을 직접 건설하면서 해외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브라질에 연간 3000대 생산능력을 갖춘 건설장비 공장을 완공했다. 중국과 인도에 이어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국가 중 세 번째로 생산 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브라질 공장은 점차 생산 규모를 늘려 중남미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이 회장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작은 어촌마을(울산)에서 시작한 현대중공업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며 “내년에도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술 개발과 해외 진출을 위한 선제적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조선업계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발주처가 중국 해운회사인 차이나시핑컨테이너라인(CSCL)이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 화물은 중국 선박으로 수송하고, 중국 선박은 자국에서 건조한다’는 국수국조(國輸國造)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해운사가 ‘세계 최대 컨테이너 수주’라는 기록을 한국 조선사에 안겨 준 것이다. 이유는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그 정도 크기에 연비 경제성까지 갖춘 배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현대중공업밖에 없어서다.
◆뚝심으로 불황 버티자 올해부터 수주 봇물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인 조선 부문을 포함해 해양, 플랜트, 건설장비, 전기전자시스템, 엔진기계, 그린에너지 등 총 7개의 사업본부를 갖고 있다. 회사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한 조선사가 아닌 종합중공업회사다. 계열사로 2008년 하이투자증권, 2010년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오일뱅크 등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그룹 규모로는 재계 순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간판은 아직까지 조선·해양·플랜트 부문이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불황 속에서도 ‘저가 수주’에 나서지 않아 수주 실적이 저조했다. 작년에는 수주액이 148억달러에 그쳐 목표(236억달러)에 크게 미달했다. 그러나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은 1위 업체의 자존심을 떠나서 ‘당장 힘들다고 가격을 깎아주면 정작 경기가 살아났을 때 제대로 된 수혜를 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 회장은 불황이 한창인 2010년 3월부터 이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렇게 뚝심으로 버틴 결실이 올해부터 나타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조선·해양·플랜트 부문(현대삼호중공업 포함)에서 총 229억달러의 수주를 기록해 올해 목표인 238억달러의 96%를 달성했다. 전년도 전체 수주액(148억달러)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연말까지 목표 이상의 수주가 기대된다.
조선 부문에선 올 들어 총 125척을 수주했다. 이 중 초대형 컨테이너선(1만TEU급 이상) 수주가 28척이다. 12년 만에 모스형 액화천연가스(LNG)선 4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해양 부문에서는 반(半)잠수식 시추선을 비롯해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 등 각종 심해자원 개발용 설비 건설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육상플랜트 부문에서는 지난 8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3억달러 규모의 발전용량 2640㎿급 초대형 화력발전소를 수주했다.
◆기술 개발과 해외 진출로 1위 수성
현대중공업은 전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우선 조선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똑똑한 배’ 스마트십(smart ship)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스마트십 2.0’의 개발 성과와 향후 추진 계획을 밝히며 2015년 완성을 예고했다. ‘스마트십 2.0’은 현대중공업이 2011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스마트십 1.0’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지상에서 선박의 각종 기관을 모니터링하고 기상상황과 주변 선박들의 운항정보, 항해계획 등을 종합 분석해 항해를 지원한다.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3차원(3D) 스캐닝 기술을 활용해 해양구조물의 오차를 찾아내고 있다. 해양구조물 한 개당 오차 측정시간을 기존 10시간의 5분의 1인 2시간으로 줄여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서브시(subsea)’로 불리는 심해저플랜트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미래산업선도기술개발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심해자원 생산용 해양플랜트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엔진기계 부문에서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G-타입(green-type)’의 친환경 선박엔진 제작에 성공했다. 이 엔진은 실린더 내부에 위치한 피스톤의 이동 거리를 늘려 기존 엔진 대비 7%의 연비 향상 등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또 현지 공장을 직접 건설하면서 해외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브라질에 연간 3000대 생산능력을 갖춘 건설장비 공장을 완공했다. 중국과 인도에 이어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국가 중 세 번째로 생산 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브라질 공장은 점차 생산 규모를 늘려 중남미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이 회장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작은 어촌마을(울산)에서 시작한 현대중공업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며 “내년에도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술 개발과 해외 진출을 위한 선제적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