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선박 블록 제작과 기자재 조달 등을 담당하는 3000여개의 1~2차 협력사를 두고 있다. 선박 등 제품의 품질을 높이려면 협력사도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현대중공업이 협력사를 위한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마련한 이유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협력사들과 함께 해외 박람회에 참가했다. 협력사들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고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11월에는 중국 상하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3 국제공업박람회’에 15개 협력사와 함께 참여했다. 이 행사는 기계, 자동화, 환경설비 등의 업종에서 세계 180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전시회다. 협력사들은 이 박람회를 통해 해외 최신 기술 정보를 습득하고 업계의 동향을 파악, 해외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5월에는 68개 협력사와 함께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해양기술박람회(OTC)’에 참가했다. OTC는 전 세계 50여개국, 2500여개 업체에서 9만여명의 조선·해양 관련 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다. 현대중공업은 협력사들이 해외 진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세계적 수준의 해양플랜트 및 자원개발 관련 기자재 업체인 제너럴일렉트릭 O&G(오일&가스)와 NOV의 공장을 견학하고 구매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현대중공업은 10월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술 교육을 제공하는 동반성장 교육지원센터를 열었다. 1차 협력사는 물론 2, 3차 협력사 임직원도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인사 노무 회계 등 경영 관련 분야 22개 과정과 용접 배관 전기 등 기술 관련 38개 실무 교육 과정을 전액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협력사 임직원들은 현대중공업이 마련한 사이버러닝센터에서 전산 어학 등 931개의 강좌를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교육기회가 협력사 임직원들의 경쟁력 향상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협력사의 차세대 경영자를 육성하는 일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9월 ‘현대중공업그룹통합협의회’ 소속 회원사 경영자 중 30, 40대의 젊은 대표 11명으로 구성된 ‘차세대 경영자 모임’을 발족했다.
협력사의 차세대 경영자들이 글로벌 경영기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해외 박람회 및 선진기업 견학 기회 제공 △생산성 향상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맞춤형 기술 지원 △공동 기술개발 참여 △신기술 및 휴면 특허기술 이전 등의 정책을 펴기로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