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과 수출경합 車·기계·디스플레이업종 축소…삼성전자·SK네트웍스·LG화학 등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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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를 뛰어 넘어라
환율영향 덜 받는 의류·의료장비…짧은 기간 수익내는 단기전략을
중국성장 모멘텀 가진 에스엘, 수익구조 좋아진 오뚜기, 해외매출 증가 차바이오앤 주목
일본 ETF 등에도 관심 가질 만
환율영향 덜 받는 의류·의료장비…짧은 기간 수익내는 단기전략을
중국성장 모멘텀 가진 에스엘, 수익구조 좋아진 오뚜기, 해외매출 증가 차바이오앤 주목
일본 ETF 등에도 관심 가질 만
시장의 관심이 엔화 환율에 집중돼 있다. 원·엔 환율이 한때 연중 최저치인 100엔당 1020원대까지 내려갔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과 해외 시장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수출주들은 주가 측면에서 타격을 받고 있다.
엔화 약세, 원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구조적인 이유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10월 95억1000만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21개월째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일본의 10월 경상수지는 1조725억엔 적자다. 거기에 매년 통화량을 60조~70조엔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경합 중인 수출주에 ‘빨간불’
전문가들은 일본판 양적완화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지금의 분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현재 달러당 101~102엔 수준인 엔·달러 환율이 12월 말 달러당 103엔, 내년 1분기 104엔, 내년 말 105엔 등으로 꾸준히 올라갈 것(엔화 약세)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내년 말 엔·달러 환율이 116엔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엔 환율은 원·달러 환율만큼이나 외국인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4년 동안 외국인들은 달러당 1100원 이하, 100엔당 1100원 이하라는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환율구간에서 확실한 매도 우위를 보여왔다. 김대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환율 조건이 고착될 경우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하루평균 주식 거래대금이 3조7000억원 수준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시작될 경우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엔화 환율에 특히 민감한 업종은 아무래도 수출주들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국외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품목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1%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수송기계(자동차, 조선)의 수출경합도가 각각 85.1%와 61.5%로 평균을 크게 웃돈다. 엔화 환율과 순이익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자동차 업종의 민감도가 높게 나온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말 미국 소비에 대한 기대로 정보기술(IT)주가 오르는 동안 자동차주가 약세였던 이유는 엔화 약세가 재개됐기 때문”이라면서 “엔화의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커진다면 추가적인 악영향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저에 덜 민감한 업종으로 갈아타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자동차, 기계, 디스플레이 업종의 비중은 단기적으로 줄이고 IT와 은행, 비중을 높이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원재료 수입 비중이 큰 화학주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의 추천주는 일본에 이렇다 할 경쟁사가 없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편광판 원재료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LG화학 등이다.
○엔화 영향 덜 받는 실적개선주 노려라
환율에 영향을 덜 받는 종목들도 엔화 약세 국면에서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0년대 이후 엔화 약세 국면에서는 환율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의류, 의료장비, 서비스업종 등의 상대 수익률이 수출주보다 좋았다”며 “그러나 이런 업종은 엔화 약세가 진정될 때까지 짧은 시간에 수익을 노리는 단기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해 보이는 종목을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고성철 대표는 “실적개선주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되 목표 수익률은 낮게 잡아야 한다”며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박스권 하단에서 사서 상단에서 파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추천주는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 개선된 SK네트웍스다.
와우넷 박영식 대표 역시 “엔저의 파급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파악할 때까지는 조심스럽게 투자해야 한다”며 낙폭과대, 실적개선주의 분할매수를 추천했다. 중국성장 모멘텀을 보유한 에스엘, 재료 가격 하락으로 수익구조가 좋아진 오뚜기 등이 박 대표의 추천 종목이다. 또 다른 전문가인 박영수 대표는 해외매출이 늘고 있는 코스닥 바이오주 차바이오앤을 유망주로 제시했다.
아예 일본에 투자할 것을 조언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일본 업체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일본펀드, 일본 업체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넣을 경우 위험분산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삼성증권이 추천하는 일본 관련 ETF는 MSCI 일본지수를 추종하는 EWJ,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 하락할 때 2%의 수익을 얻는 YCS 등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엔화 약세, 원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구조적인 이유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10월 95억1000만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21개월째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일본의 10월 경상수지는 1조725억엔 적자다. 거기에 매년 통화량을 60조~70조엔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경합 중인 수출주에 ‘빨간불’
전문가들은 일본판 양적완화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지금의 분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현재 달러당 101~102엔 수준인 엔·달러 환율이 12월 말 달러당 103엔, 내년 1분기 104엔, 내년 말 105엔 등으로 꾸준히 올라갈 것(엔화 약세)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내년 말 엔·달러 환율이 116엔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엔 환율은 원·달러 환율만큼이나 외국인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4년 동안 외국인들은 달러당 1100원 이하, 100엔당 1100원 이하라는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환율구간에서 확실한 매도 우위를 보여왔다. 김대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환율 조건이 고착될 경우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하루평균 주식 거래대금이 3조7000억원 수준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시작될 경우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엔화 환율에 특히 민감한 업종은 아무래도 수출주들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국외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품목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1%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수송기계(자동차, 조선)의 수출경합도가 각각 85.1%와 61.5%로 평균을 크게 웃돈다. 엔화 환율과 순이익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자동차 업종의 민감도가 높게 나온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말 미국 소비에 대한 기대로 정보기술(IT)주가 오르는 동안 자동차주가 약세였던 이유는 엔화 약세가 재개됐기 때문”이라면서 “엔화의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커진다면 추가적인 악영향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저에 덜 민감한 업종으로 갈아타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자동차, 기계, 디스플레이 업종의 비중은 단기적으로 줄이고 IT와 은행, 비중을 높이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원재료 수입 비중이 큰 화학주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의 추천주는 일본에 이렇다 할 경쟁사가 없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편광판 원재료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LG화학 등이다.
○엔화 영향 덜 받는 실적개선주 노려라
환율에 영향을 덜 받는 종목들도 엔화 약세 국면에서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0년대 이후 엔화 약세 국면에서는 환율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의류, 의료장비, 서비스업종 등의 상대 수익률이 수출주보다 좋았다”며 “그러나 이런 업종은 엔화 약세가 진정될 때까지 짧은 시간에 수익을 노리는 단기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해 보이는 종목을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고성철 대표는 “실적개선주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되 목표 수익률은 낮게 잡아야 한다”며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박스권 하단에서 사서 상단에서 파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추천주는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 개선된 SK네트웍스다.
와우넷 박영식 대표 역시 “엔저의 파급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파악할 때까지는 조심스럽게 투자해야 한다”며 낙폭과대, 실적개선주의 분할매수를 추천했다. 중국성장 모멘텀을 보유한 에스엘, 재료 가격 하락으로 수익구조가 좋아진 오뚜기 등이 박 대표의 추천 종목이다. 또 다른 전문가인 박영수 대표는 해외매출이 늘고 있는 코스닥 바이오주 차바이오앤을 유망주로 제시했다.
아예 일본에 투자할 것을 조언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일본 업체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일본펀드, 일본 업체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넣을 경우 위험분산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삼성증권이 추천하는 일본 관련 ETF는 MSCI 일본지수를 추종하는 EWJ,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 하락할 때 2%의 수익을 얻는 YCS 등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