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한·중·일 新삼국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中 지나친 자신감, 일본 닫힌사고 느껴져
동북아 평화 위해 서로 대화가 필요해
정몽준 < 새누리당 국회의원 mjchung@na.go.kr >
동북아 평화 위해 서로 대화가 필요해
정몽준 < 새누리당 국회의원 mjchung@na.go.kr >
지난달 중국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중순에는 아산포럼 참석차 베이징에, 하순에는 한일의원연맹 회의로 도쿄에 갔다. 중국에 비친 일본, 일본에 비친 중국의 모습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중국의 식자들은 일본을 과거에 대해 반성하지 않으면서 우경화되고 있는 위험한 나라로 보고 있었다. 반면 일본의 정치인들은 중국이 국민을 억압하는 공산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발전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격하했다. 일본에 대한 중국의 시각은 우리와 비슷한 반면, 중국을 바라보는 일본의 시각은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어서 선뜻 동의하기 어려웠다.
도쿄의 한일의원연맹 회의에서 일본의 자민당 의원은 중국 공산당 체제는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안하다는 얘기를 했다. 같은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서 중국을 견제하자는 얘기로 들렸다. 중국을 변호할 생각은 없었지만 일본의 시각이 다소 일방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 세상에선 민주주의나 공산주의라는 체제도 중요하지만 그 나라가 개방적인가 폐쇄적인가 하는 점도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선 중국이나 일본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필자가 1980년대 중반 일본의 정치에 대해 공부할 때 미국의 정치학자들은 일본 정치를 양당 체제가 아닌 1.5정당 체제라고 평가하면서 일본의 야당이 무기력해서 미국이 일본의 야당 역할을 한다는 설명을 했다. 이번 회의에서, 일본이 1.5당 체제라면 중국은 1당 체제인데 그렇다면 두 나라의 체제에 과연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가, 중국은 말이 안 통하는 나라라고 포기하지 말고 서로 대화를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측 회장에게도 회의 후 술을 한잔 하면서 중국과의 대화를 권했다. 며칠 후 일본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도 같은 주문을 한 것을 보면 일본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같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요즘 서방 국가들의 경제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중국의 공산주의 체제가 전 세계의 대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중국이 자신감이 넘쳐 폐쇄적으로 간다면 문제지만 일본이 닫힌 사고로 이웃국가를 배척하는 것도 문제다. 베이징과 서울의 뿌연 하늘과는 달리 도쿄의 하늘은 맑았다. “지리가 운명”이라는 말을 곱씹으면서 3국의 하늘이 함께 맑아지는 날을 기대해본다.
정몽준 < 새누리당 국회의원 mjchung@na.go.kr >
중국의 식자들은 일본을 과거에 대해 반성하지 않으면서 우경화되고 있는 위험한 나라로 보고 있었다. 반면 일본의 정치인들은 중국이 국민을 억압하는 공산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발전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격하했다. 일본에 대한 중국의 시각은 우리와 비슷한 반면, 중국을 바라보는 일본의 시각은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어서 선뜻 동의하기 어려웠다.
도쿄의 한일의원연맹 회의에서 일본의 자민당 의원은 중국 공산당 체제는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안하다는 얘기를 했다. 같은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서 중국을 견제하자는 얘기로 들렸다. 중국을 변호할 생각은 없었지만 일본의 시각이 다소 일방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 세상에선 민주주의나 공산주의라는 체제도 중요하지만 그 나라가 개방적인가 폐쇄적인가 하는 점도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선 중국이나 일본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필자가 1980년대 중반 일본의 정치에 대해 공부할 때 미국의 정치학자들은 일본 정치를 양당 체제가 아닌 1.5정당 체제라고 평가하면서 일본의 야당이 무기력해서 미국이 일본의 야당 역할을 한다는 설명을 했다. 이번 회의에서, 일본이 1.5당 체제라면 중국은 1당 체제인데 그렇다면 두 나라의 체제에 과연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가, 중국은 말이 안 통하는 나라라고 포기하지 말고 서로 대화를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측 회장에게도 회의 후 술을 한잔 하면서 중국과의 대화를 권했다. 며칠 후 일본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도 같은 주문을 한 것을 보면 일본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같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요즘 서방 국가들의 경제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중국의 공산주의 체제가 전 세계의 대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중국이 자신감이 넘쳐 폐쇄적으로 간다면 문제지만 일본이 닫힌 사고로 이웃국가를 배척하는 것도 문제다. 베이징과 서울의 뿌연 하늘과는 달리 도쿄의 하늘은 맑았다. “지리가 운명”이라는 말을 곱씹으면서 3국의 하늘이 함께 맑아지는 날을 기대해본다.
정몽준 < 새누리당 국회의원 mjchung@na.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