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은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리베이트 영업처벌 강화 등으로 국내 영업환경이 악화되자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우리도 수출 1억달러 클럽"…유한·녹십자·보령 등

○수출 1억달러 업체 줄이어

보령제약은 자체 개발한 고혈압치료제 ‘카나브’ 수출 1억달러를 달성했다. 단일 의약품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녹십자도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의 대형입찰을 따내며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백신과 혈액제제 수출 1억달러 고지를 밟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받은 WHO의 사전적격성심사(PQ)를 받아낸 기술력이 수출로 이어졌다.

유한양행도 올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원료의약품 수출 1억달러를 달성했다. 에이즈치료제 혈액응고제의 미국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

○의약품 생산시설 인정받아

미국이나 일본 업체들이 한국을 생산거점으로 활용하거나 최첨단 프리미엄 제품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도 늘었다. 한국의 의약품 생산능력을 세계 시장이 인정한 것이다. 충남 당진에 3000억원을 들여 최첨단 설비투자를 갖춘 JW중외제약은 지난 7월 세계 최대 수액업체인 미국 박스터와 3500만달러 규모의 3세대 프리미엄 수액공급 계약을 맺었다. 한국 업체가 만든 고가 수액이 미국과 유럽의 병상을 누비게 된 것이다.

대웅제약은 이달 초 글로벌 에스테틱전문기업 ‘파마비탈’과 1000억원 규모의 자체 개발한 주름개선제 ‘나보타’(보툴리눔톡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은 “일괄 약가인하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내 제약기업들이 R&D 투자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주력해 해외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선진시장 직접 개척도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앞세워 지난 6월 국내 제약사 최초로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따냈다. 현지에서 동유럽을 시작으로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한미약품의 역류성식도염 개량신약 ‘에소메졸’은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LG생명과학의 ‘팩티브’ 이후 10년 만에 미국 시장을 뚫은 국산 의약품 타이틀을 따냈다. 내년 5월까지는 오리지널인 넥시움 외에는 경쟁상대가 없기 때문에 연간 1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북미시장에서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