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뉴욕 미술품 경매 시장에 2조원가량의 뭉칫돈이 몰린 가운데 내년 국내 시장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메이저 경매가 잇따라 열린다.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과 서울옥션이 각각 오는 11일과 18일 진행하는 ‘겨울 경매’다.

이번 경매에는 국내외 인기 작가들의 작품과 고서화, 도자기 등 260점(추정가 총액 100억원)이 출품된다. 서울옥션은 고미술과 국내 근현대 미술품, K옥션은 해외 작가 작품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옥션이 18일 서울 평창동 옥션하우스에서 여는 제130회 경매에는 국보급 고미술품을 비롯해 박수근, 이우환, 김창열, 박서보, 조지 콘도 등 국내외 화가들의 작품 100여점과 도자기 16점 등 모두 120여점(50억원)이 나온다.

18세기 중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기 ‘청화백자용호문호’(사진)가 추정가 10억원으로 겨울 경매 최고가에 도전한다. 유려한 곡선미가 돋보이며, 용과 호랑이가 마주보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 게 특징이다.

‘목제도금아미타불좌상’, 조선시대 이한철의 ‘화조도’, 청전 이상범의 ‘사계산수도’, 김환기의 드로잉 작품 39점 등도 나온다. 프리뷰는 서울 강남점 11일까지, 평창동 옥션하우스 14~17일. (02)395-0330

K옥션은 1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경매장에 독일의 세계적인 추상화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을 비롯해 박수근, 김환기, 장욱진, 천경자, 유영국, 도상봉 등 거장들의 수작 180점(40억원)을 내놓는다.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하기 위해 제작한 리히터의 작품 ‘추상화’는 보통의 캔버스가 아닌 알루미늄 다이본드 위에 채색된 작품이다. 추정가는 2억7000만~3억5000만원. 프리뷰는 10일까지 신사동 K옥션 전시장. (02)3479-888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