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파이낸셜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B금융지주가 써낸 인수가격은 29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 지분(52%)의 시가인 225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30% 가까이 얹은 수준이다. 금융사 매물이 많은 상황이다 보니 인수가격이 2000억원 초반대를 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감안하면 놀랄 만큼 높은 가격이라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KB금융이 이처럼 ‘세게’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우선 KB금융의 인수합병(M&A) 전략이 ‘공격 모드’로 전환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진이 새로 바뀐 만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베팅’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국면 전환용’이란 시각도 많다. 잇따라 터져나온 국민은행의 부실·비리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M&A를 통해 분위기를 전환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선 우리투자증권 계열 인수전을 앞두고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KB금융이 ‘보험’을 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B금융이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해 놓으면 향후 우투증권 계열 인수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사외이사들의 반대 등으로 우투증권 계열 인수에 실패할 경우에도 우리파이낸셜 인수로 미리 ‘성의’를 표시해놨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압박이 덜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