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프로데뷔 47일만에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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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시즌 개막전, 유소연에 막판 역전승
최단기간 우승 갈아치워
최단기간 우승 갈아치워
![대만 타이베이 미라마르GC에서 8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4시즌 개막전 스윙잉스커츠 월드레이디스 마스터스를 제패한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가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1312/AA.8128885.1.jpg)
리디아 고는 8일 대만 타이베이 미라마르G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4시즌 개막전 스윙잉스커츠 월드레이디스 마스터스(총상금 80만달러) 사흘째날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을 3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15만달러.
지난 10월23일 프로 전향을 선언한 뒤 두 번째 대회에 출전한 리디아 고는 1개월17일 만에 우승해 지난해 김효주가 작성한 프로 최단기간 우승 기록(2개월11일)을 갈아치웠다.
리디아 고는 이날 세계 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 랭킹 5위 유소연 등 대선배들과의 동반 맞대결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고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1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유소연은 전반에 3타를 줄이며 올 시즌 첫승에 바짝 다가서는 듯했다. 9번홀(파4)에서는 페어웨이우드 두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세우는 ‘이글성 버디’를 기록했다.
1타차 2위였던 리디아 고는 1번홀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5, 6번홀에서 잇따라 9m와 10m짜리 긴 버디 퍼팅을 낚으며 분위기를 바꿨다. 리디아 고는 “9m 이상 버디 퍼트는 1년에 한 번도 안 들어가는데 이번에 두 홀 연속 들어가 나도 모르게 ‘주먹 세리머니’까지 나왔다”며 “올해는 홀에서 10m 이상 멀어지면 3퍼트가 나올 것 같아 불안할 정도로 퍼팅이 안됐다”고 말했다.
10번홀에서 유소연이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보기를 범하는 사이 리디아 고는 10, 11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낚으며 첫 공동 선두를 이뤘다. 리디아 고가 13번홀(파4)에서 보기를 하면서 유소연이 1타 차 선두가 됐으나 곧이어 14번홀(파3)에서 유소연이 결정적인 4퍼트 실수로 더블보기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1타 차 2위로 내려갔다.
리디아 고는 16번홀(파4)에서 1.5m 버디를 잡으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유소연은 이 홀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무릎을 꿇었다. 유소연은 경기 후 “오늘 퍼트는 좋지 않았지만 샷은 좋았다. 행운이 따르지 않았고 16번홀에선 공이 잘 맞아서 멀리 갔는데 러프에 빠졌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유)소연 언니가 5m 퍼트를 너무 잘해 퍼팅이 다 들어갈 것만 같았다”고 했다.
‘골프 여제’ 박인비와 첫 동반라운드를 한 리디아 고는 “인비 언니는 퍼팅이 ‘짱’이다. 어떤 거리에서도 퍼팅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초청 선수로 이 대회에 나온 리디아 고는 이번 우승으로 KLPGA투어 전 경기 출전권을 획득했다. 만 17세가 되는 내년 4월 입회 신청을 마치면 2년간 국내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 리디아 고는 “내년에 미국 LPGA투어에 전념할 계획이어서 한국 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국에서 한 번도 대회를 뛰어본 적이 없어 불러주면 가고 싶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조만간 외국 기업과 후원 계약을 할 예정이다. 그는 “메인 스폰서, 용품사 등과 순조롭게 작업이 진행 중이고 거의 사인만 남아 있다”며 “한국 기업은 아니고 외국 기업이며 내년 1월 첫 대회가 될 미 LPGA투어 개막전 바하마 대회 이전에 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목표에 대해 “올해 20개 대회를 뛰었는데 내년에는 3~4주 연속 대회에 나가는 등 더 많은 대회에 참가해야 해 많이 힘들 것 같다”며 “올해만 골프하는 게 아니라 10년 이상 해야 하니까 즐기면서 치고 싶다”고 설명했다.
1라운드에서 생애 베스트 스코어인 9언더파 63타를 친 박인비는 2라운드에서 티샷을 두 차례 OB 내면서 4오버파 76타로 주저앉은 뒤 이날 2타를 줄여 합계 7언더파 3위를 기록했다.
타이베이=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