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 회복세에 예상보다 빨리 출구전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시선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수출경기 회복이라는 악재와 호재 중 어느 곳으로 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ed의 양적완화 축소 예상 시점을 묻는 조사에서 올 12월과 내년 3월을 선택한 전문가 비율은 각각 34%, 39%로 집계됐다.

지난 6일 예상치를 웃도는 고용지표 발표에 연내 출구전략 우려가 높아지면서 '12월설'과 '3월설'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12월 출구전략'에 베팅한 전문가 비율은 지난달 8일 조사 때보다 두 배 뛰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3월 출구전략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출구전략 이슈에 대한 주식시장의 적응력이 커지고 소비경기 회복 기대가 확대된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1%대 안팎의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현재 한국 코스피지수 역시 1%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6거래일 만의 반등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용시장은 의미있는 변화를 시작했지 환호할 단계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라며 "Fed는 고용시장의 긍정적인 변화를 강화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정치권이 내년 초까지 2014년 예산안 타결, 부채한도 협상을 완료해야하기 때문에 Fed는 신중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출구전략 이슈를 실시 시기에만 초점을 둘 것이라 아니라 미국 양적완화 축소 규모 이후 한국경제가 받을 실질적인 영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 글로벌 유동성 축소는 국내 주식시장에 마이너스 요인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회복세는 국내 기업의 수출 전망을 밝게 할 전망이다. 달러화 움직임과 이에 따른 엔화 흐름도 중요한 변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출구전략 이후 달러화 강세와 함께 엔화가 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요인"이라며 "미국 경기회복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출 개선 강도가 얼마나 커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