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女成시대] 코에삼코리아 이혜영 사장 "로즈힙으로 茶·화장품 직접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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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칠레 연수 갔다 현지업체 코에삼과 인연
칼퇴근하고 술접대 안해…엄마 역할도 놓칠수 없어
칼퇴근하고 술접대 안해…엄마 역할도 놓칠수 없어
“로즈힙은 장미과 식물의 열매입니다. 비타민 함량이 많아 화장품 차(茶)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칠레에서 세계 로즈힙 생산량의 90%가 나옵니다.”
서울 방배동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이혜영 코에삼코리아 사장은 최근 선보인 로즈힙 캡슐오일 홍보 및 마케팅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고 말했다.
그가 로즈힙이라는 다소 생소한 원료와 인연을 맺게 된 건 오래전이다. 이 사장은 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과에 재학 중이던 1994년 칠레로 어학연수를 갔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칠레의 로즈힙 1위 제조업체인 코에삼에서 한국 바이어들의 통역 아르바이트를 했다. 씩씩한 모습을 보인 그는 카를로스 아민 코에삼 회장의 눈에 금세 들었고, 아민 회장은 “한국지사를 해보라”고 제안했다. 당시 이 사장은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코에삼코리아’ 인터넷도메인을 사 뒀다.
대학을 졸업한 뒤 광고회사에서 일했고, 사내커플이던 남편과 결혼한 뒤엔 온라인 광고대행사를 차렸다. 10년 이상 광고업에 매달려 치열하게 살던 어느 날, 그에게 “코에삼의 한국 사업을 하고 싶은데 인터넷 도메인을 나에게 팔라”는 바이어의 전화가 걸려왔다. 잊고 있었던 옛 꿈이 기억났고, 욕심이 생겼다.
로즈힙의 국내 사업에 뛰어들었던 바이어는 지지부진한 사업 성과를 견디지 못하고 손을 뗐다. 그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코에삼 본사와 연락하며 조인트벤처 설립을 준비했다. 자본금 1억원을 모았고, 다른 국가의 지사와 달리 ‘제조’를 직접 하겠다고 고집했다. 이 사장은 “국내에 유기농 원료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퍼졌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2010년 8월 설립한 코에삼코리아가 선보인 제품은 크게 네 가지다. 로즈힙 가루를 벌크 째로 수입해 보습오일 클렌징 기초류 등 다양한 화장품을 만들고, 차를 생산한다. 베이커리 등 식품 원료로 공급하고, 건강식품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만 제조해 판매하는 제품은 보습오일 등 다섯 가지다. 주력분야는 화장품이다. 가격대는 백화점 전문 브랜드와 로드숍 제품의 중간 수준이다.
유통은 온라인쇼핑몰과 SBA(서울산업통상진흥원)의 중소기업 전용매장을 활용한다. 내달 홈앤쇼핑을 통해서 판매할 계획이며 오프라인 매장도 준비하고 있다. 이 사장은 “한쪽에선 로즈힙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마련했다”며 “장미와 관련된 모든 제품을 파는 복합형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직원 4명으로 올해 매출 6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사장으로서 할 일은 산더미지만 그는 ‘칼퇴근’을 고수한다. 주말엔 걸려오는 전화를 잘 받지 않는다. 8세, 5세 두 아이의 엄마 역할에 충실하려면 어느 정도 ‘선’을 그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사장은 “술 접대는 과감히 포기한 대신 각종 협회 등을 활용해 네트워크와 인맥을 착실히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즈힙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한국과 칠레 간 ‘가교’ 역할을 하는 게 그의 목표다. 얼마 전 칠레의 전직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비공식 일정에 동행하며 관광 가이드를 자청했다. “어릴 적 꿈이 외교관이었는데 지금 하는 일도 어느 정도 비슷합니다. ‘민간 외교관’이잖아요.”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서울 방배동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이혜영 코에삼코리아 사장은 최근 선보인 로즈힙 캡슐오일 홍보 및 마케팅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고 말했다.
그가 로즈힙이라는 다소 생소한 원료와 인연을 맺게 된 건 오래전이다. 이 사장은 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과에 재학 중이던 1994년 칠레로 어학연수를 갔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칠레의 로즈힙 1위 제조업체인 코에삼에서 한국 바이어들의 통역 아르바이트를 했다. 씩씩한 모습을 보인 그는 카를로스 아민 코에삼 회장의 눈에 금세 들었고, 아민 회장은 “한국지사를 해보라”고 제안했다. 당시 이 사장은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코에삼코리아’ 인터넷도메인을 사 뒀다.
대학을 졸업한 뒤 광고회사에서 일했고, 사내커플이던 남편과 결혼한 뒤엔 온라인 광고대행사를 차렸다. 10년 이상 광고업에 매달려 치열하게 살던 어느 날, 그에게 “코에삼의 한국 사업을 하고 싶은데 인터넷 도메인을 나에게 팔라”는 바이어의 전화가 걸려왔다. 잊고 있었던 옛 꿈이 기억났고, 욕심이 생겼다.
로즈힙의 국내 사업에 뛰어들었던 바이어는 지지부진한 사업 성과를 견디지 못하고 손을 뗐다. 그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코에삼 본사와 연락하며 조인트벤처 설립을 준비했다. 자본금 1억원을 모았고, 다른 국가의 지사와 달리 ‘제조’를 직접 하겠다고 고집했다. 이 사장은 “국내에 유기농 원료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퍼졌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2010년 8월 설립한 코에삼코리아가 선보인 제품은 크게 네 가지다. 로즈힙 가루를 벌크 째로 수입해 보습오일 클렌징 기초류 등 다양한 화장품을 만들고, 차를 생산한다. 베이커리 등 식품 원료로 공급하고, 건강식품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만 제조해 판매하는 제품은 보습오일 등 다섯 가지다. 주력분야는 화장품이다. 가격대는 백화점 전문 브랜드와 로드숍 제품의 중간 수준이다.
유통은 온라인쇼핑몰과 SBA(서울산업통상진흥원)의 중소기업 전용매장을 활용한다. 내달 홈앤쇼핑을 통해서 판매할 계획이며 오프라인 매장도 준비하고 있다. 이 사장은 “한쪽에선 로즈힙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마련했다”며 “장미와 관련된 모든 제품을 파는 복합형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직원 4명으로 올해 매출 6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사장으로서 할 일은 산더미지만 그는 ‘칼퇴근’을 고수한다. 주말엔 걸려오는 전화를 잘 받지 않는다. 8세, 5세 두 아이의 엄마 역할에 충실하려면 어느 정도 ‘선’을 그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사장은 “술 접대는 과감히 포기한 대신 각종 협회 등을 활용해 네트워크와 인맥을 착실히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즈힙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한국과 칠레 간 ‘가교’ 역할을 하는 게 그의 목표다. 얼마 전 칠레의 전직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비공식 일정에 동행하며 관광 가이드를 자청했다. “어릴 적 꿈이 외교관이었는데 지금 하는 일도 어느 정도 비슷합니다. ‘민간 외교관’이잖아요.”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