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이 국가정보원이 발표한 지 6일 만인 9일 사실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2011년 김정일 사망 당시 관련 내용을 사전에 전혀 파악하지 못해 구겼던 체면을 만회한 셈이다.

한국 정보당국이 장성택의 신변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올해 들어 그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수행한 횟수가 지난해보다 현저히 줄어들면서다. 장성택이 김정은을 수행한 횟수는 지난 9월 말까지 총 49회로, 2012년 106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보당국은 장성택의 지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시긴트(SIGINT·신호감청)와 휴민트(HUMINT·인적첩보)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관련 정보 수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시긴트는 통신 감청·인공위성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얻는 정보를 뜻한다. 북한 내부의 통신 내용을 국정원이 확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휴민트는 정보원 등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보를 얻는 방식이다. 북한 고위층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이런 여러 정보 루트를 통해 지난달 장성택의 측근인 이용하 노동당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공개처형됐다는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당 행정부 고위 간부들을 처형하고 이를 주민들에게 알리면서 장성택을 ‘곁가지’ 등으로 지칭했다는 사실도 입수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