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쌍용건설을 둘러싼 '치킨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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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일 건설부동산부 기자 hiuneal@hankyung.com
쌍용건설의 법정관리 여부를 놓고 건설업계와 금융업계가 떠들썩하다. ‘생사 여탈권’을 쥔 채권단과 군인공제회의 막판 합의를 숨죽여 기다리는 쌍용건설과 협력사 임직원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다. 법정관리가 결정되면 해외 금융회사·발주처는 곧바로 채권 회수에 나서기 때문에 쌍용건설은 사실상 파산위기에 몰린다.
쌍용건설은 채권단이 워크아웃에 합의한 지 6개월 만에 다시 위기를 맞았다. 그동안 쌍용건설의 부실이 추가로 드러났거나 새로운 사업이 실패하거나 하는 상황 변화는 거의 없었다. 위기의 원인은 추가 지원을 놓고 채권단과 군인공제회가 벌이고 있는 지루한 싸움이다. ‘누가 얼마를 더 내고 얼마를 받아가느냐’를 둘러싼 양보 없는 전쟁이다.
양측은 쌍용건설을 살리는 것이 모두에게 이득이라는 결론을 이미 내렸다. 그런데 연말 자금수요를 충당할 지원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채권단 측은 “(출자전환 없이) 군인공제회가 자신들만 돈을 다 받겠다고 고집하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자 군인공제회는 “(공제회)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서라도 대출금과 이자를 일방적으로 포기할 수 없다”며 쌍용건설 공사현장에 대한 가압류로 맞불을 놓았다. 자금 회전이 막힌 쌍용건설의 모든 공사현장이 멈춰섰다. 이 상태라면 회사가 얼마나 버틸지 미지수다. 9일 금융당국의 중재로 열린 양측의 협상도 아무 소득없이 끝났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채권단 대출은 물론 군인공제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도 대부분 회수할 수 없게 된다. 두 대의 자동차가 마주보며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 한 명이 방향을 틀어 겁쟁이가 되거나, 아니면 둘 다 자멸하는 ‘치킨 게임(chicken game)’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들이 ‘판돈’으로 자신들의 재산(대출금) 외에 쌍용건설과 1400여개 협력업체 임직원들의 일터를 도박판에 올렸다고 비난하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 2월 쌍용건설이 해외사업을 통해 회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32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2450억원을 출자전환한 상태다. 그래 놓고도 각 채권자들이 양보 없는 주장으로 맞서는 바람에 공멸할 위기를 맞았다.
이현일 건설부동산부 기자 hiuneal@hankyung.com
쌍용건설은 채권단이 워크아웃에 합의한 지 6개월 만에 다시 위기를 맞았다. 그동안 쌍용건설의 부실이 추가로 드러났거나 새로운 사업이 실패하거나 하는 상황 변화는 거의 없었다. 위기의 원인은 추가 지원을 놓고 채권단과 군인공제회가 벌이고 있는 지루한 싸움이다. ‘누가 얼마를 더 내고 얼마를 받아가느냐’를 둘러싼 양보 없는 전쟁이다.
양측은 쌍용건설을 살리는 것이 모두에게 이득이라는 결론을 이미 내렸다. 그런데 연말 자금수요를 충당할 지원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채권단 측은 “(출자전환 없이) 군인공제회가 자신들만 돈을 다 받겠다고 고집하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자 군인공제회는 “(공제회)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서라도 대출금과 이자를 일방적으로 포기할 수 없다”며 쌍용건설 공사현장에 대한 가압류로 맞불을 놓았다. 자금 회전이 막힌 쌍용건설의 모든 공사현장이 멈춰섰다. 이 상태라면 회사가 얼마나 버틸지 미지수다. 9일 금융당국의 중재로 열린 양측의 협상도 아무 소득없이 끝났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채권단 대출은 물론 군인공제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도 대부분 회수할 수 없게 된다. 두 대의 자동차가 마주보며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 한 명이 방향을 틀어 겁쟁이가 되거나, 아니면 둘 다 자멸하는 ‘치킨 게임(chicken game)’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들이 ‘판돈’으로 자신들의 재산(대출금) 외에 쌍용건설과 1400여개 협력업체 임직원들의 일터를 도박판에 올렸다고 비난하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 2월 쌍용건설이 해외사업을 통해 회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32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2450억원을 출자전환한 상태다. 그래 놓고도 각 채권자들이 양보 없는 주장으로 맞서는 바람에 공멸할 위기를 맞았다.
이현일 건설부동산부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