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남미 지역을 총괄하는 부사장 임원에게 전세 비행기를 상시적으로 사용토록 해 화제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상철 중남미총괄(부사장·사진)은 지난 7월부터 전세기를 임대해 중남미 각국에 퍼져 있는 사업장과 거래처 등을 방문할 때 이용하고 있다. 전용기 2대를 운용하는 삼성그룹은 사장급 이상 최고경영진이 필요할 때 이를 사용토록 하고 있지만, 부사장급에게 전세기 상시 사용을 허용한 건 처음이다.

삼성이 이 부사장에게 전세기를 사용토록 한 것은 인구 6억명의 거대 시장인 중남미에서 삼성 제품 판매가 급성장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멕시코에서 칠레까지 이동거리가 1만3000㎞로, 서울~뉴욕(1만1100㎞)보다 길 만큼 광대하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팀장으로 글로벌 TV 마케팅을 담당하던 이 부사장은 작년 12월 승진과 함께 중남미총괄을 맡았다. 그는 부임 직후부터 중남미 지역 1만5000여 임직원에게 삼성의 1등 유전자(DNA)를 심기 위해 현지 7개 법인과 6개 지점을 차례로 돌고 있다.

이 부사장이 중남미를 맡은 뒤 현지 판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중남미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 판매는 올 2분기 52.5%(금액 기준)를 차지, 애플의 9.9%를 압도했다. 2011년 20%대에 그쳤던 점유율이 불과 2년 만에 2.5배나 높아졌다.

TV 점유율도 2010년 27%에서 2011년 28.3%, 2012년 30.7%, 올 3분기 31.1% 등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중남미에서 120억달러의 매출을 거둔 삼성은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산층이 늘면서 중남미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는 데다 삼성의 프리미엄 마케팅과 현지 특화제품 투입이 성공한 결과”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축구를 좋아하는 중남미 소비자 특성에 맞춰 TV에 싸커모드(화질과 음질을 높여 경기장에 있는 듯한 현장감을 제공)를 탑재했고, 잦은 파티로 얼음 사용이 많은 점을 고려해 ‘자동얼음제조기’를 장착한 냉장고 등을 팔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