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차 서면 알아서 '스톱' 제네시스…알고보니 만도 기술
현대자동차가 신형 제네시스에 들어가는 주요 전장부품의 공급선을 독일 콘티넨탈에서 한라그룹 계열의 만도로 바꿨다. 제네시스를 시작으로 중대형 고급차에 들어가는 전자제어장치의 국산화율을 높이려는 시도다.

9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한 신형 제네시스에 만도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차세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과 전자식 차체자세제어장치(ESC)가 장착됐다.

그동안 콘티넨탈이 만든 부품을 독일에서 수입했지만 신형 모델부터 만도와 공동개발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만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SCC를, 네 번째로 ESC를 양산하는 데 성공해 운전자보조시스템(DAS)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두 가지 기능은 신형 제네시스에 탑재된 대표적인 핵심 기술로 꼽힌다. SCC는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를 설정하면 그 속도가 계속 유지되는 기존 크루즈 컨트롤보다 진보한 기술이다. 앞차와의 거리 및 속도 등을 감지해 충돌 위험이 있으면 엔진을 제어하고 브레이크를 작동해 자동으로 속도를 낮춰준다. 앞차가 급정차하더라도 차량 간격을 계산해 자동으로 멈춘다.

또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속도제한 구간, 과속 카메라 구간, 지리상 위험지역 구간 등에서 스스로 속도를 줄여준다.

ESC는 빗길이나 빙판길, 급격한 곡선도로 등에서 차량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고 안정성을 유지해 사고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작년부터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장착이 의무화될 정도로 중요한 기능을 한다.

이외에 만도가 개발한 3개의 최신 안전편의사양도 신형 제네시스에 적용됐다. 고속에서는 핸들이 무거워지고 저속에서는 가벼워지도록 조절하는 모터구동 전자제어 조향장치(EPS)와 노면 상태에 따라 차체 높낮이를 조절해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전자제어서스펜션(ECS), 센서가 주차공간을 찾아 자동으로 핸들을 돌려 주차하는 자동주차시스템(S-PAS) 등이다.

현대차는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를 통해 관련 기능을 개발하고 자체 조달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대모비스는 제네시스에 360도를 볼 수 있는 어라운드뷰모니터(AVM)와 지능형배터리시스템(IBS), 전자식 파킹브레이크(EPB)를 공급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