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 나의 힐링 비법은 저녁때 2㎞ 수영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25m 길이의 수영장 레인을 40회 왕복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한 시간여 동안 2㎞를 헤엄치며 그날의 생각을 정리한다. 요즘 같은 대학 입시철에도 1주일에 네 번 이상은 꼭 수영장을 찾는다. 주말에는 3~4㎞를 헤엄치며 영법을 가다듬는다. ‘오늘은 운동 좀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들 땐 접영으로 400~500m를 가기도 한다.

임 대표가 수영을 시작한 것은 2009년 여름. 주말 등산을 3~4년간 꾸준히 하던 그는 서울 돈암동 집 근처 수영장을 찾았다. 40대에 접어들면서 좀 더 자주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수영에 도전했다. 함께 시작한 아내는 두 달 후 그만뒀지만 그는 4년 넘도록 꾸준히 수영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하루 2㎞, 1주일 10㎞로 잡으면 그동안 2만㎞ 넘게 수영장 레인을 오간 셈이다.

수영할 때 느끼는 ‘소소한’ 행복은 외부와의 단절이다. 휴대폰을 받을 필요가 없다. 임 대표는 유아교육부터 대학입시까지 걸쳐 있는 회사 업무뿐 아니라 언론 대응도 겸하고 있어 입시철에는 하루 200통이 넘는 전화를 받는다. 휴대폰을 떼놓고 수영하는 동안 인사·조직개편과 같은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곤 한다. 임 대표는 “수영을 처음 시작할 때는 상상도 못 했지만 요즘엔 명상하는 것처럼 나도 모르게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임 대표는 1999년 하늘교육 설립 당시 기획실장을 맡은 후 줄곧 회사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임 대표는 군 입대 직전인 1992년 서울 노량진 중앙학원에서 수학강사로 일한 인연으로 서진원 공동대표가 설립한 하늘교육에 영입됐다.

꾸준한 운동의 장점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육체적·정신적 건강이다. 곧 쓰러질 것처럼 피곤한 날에도 한 시간 물속을 누비고 사우나까지 하고 나면 몸속의 피를 제대로 한 바퀴 돌렸다는 기분이 들면서 피로가 풀린다. 몸이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으니 자신감도 커진다고 했다.

어느 날 수영을 하면서 ‘전국 1637개 일반고 내신성적을 분석해 보면 어떨까’ 하고 떠올린 아이디어는 ‘일반고 절반, 수학 평균점수 50점 미만’이라는 분석으로 이어졌고 지난 8월 나온 교육부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의 단초가 됐다. 그때 일반고 실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와 함께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는 하지만 “자신감을 갖고 이후에도 ‘특목고·자사고 중퇴자 분석’ ‘강남·강북 고교 학력차이’ 등 독창적인 자료를 계속 냈다”고 전했다.

하늘교육의 올해 매출은 700억원가량으로 예상된다. 대학 입시업체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매출의 60% 이상이 유아와 초등 부문에서 나온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