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 임직원이 회사정리절차(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모회사 동양의 정성수 법정관리인에 반발해 집단 사직서를 내는 사태가 벌어졌다.

동양매직 임직원 350명은 11일 회사에 오는 31일자로 그만둔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고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탄원서를 냈다. 임직원은 탄원서에서 “정성수 법정관리인의 과도한 경영 간섭과 도덕성 결여로 정상적인 회사 경영이 어렵다”며 “동양 법정관리인이 동양매직의 기업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 데에는 ‘법정관리인의 구조조정 계획이 지나치다’는 반발심이 작용했다. 동양매직에 따르면 정 법정관리인은 김동현 동양매직 대표를 비롯한 현 경영진 교체는 물론 전체 인력의 30% 구조조정, 임금 삭감 등을 요구했다. 이에 김 대표를 비롯한 최고경영진 6명이 지난 6일 사의를 밝힌 데 이어 임직원 모두 반발해 이날 집단으로 사직서를 냈다. 정 법정관리인은 전 현대자산운용 대표로 지난 10월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됐다.

사직서를 낸 동양매직 관계자는 “창사 이래 최대 영업실적을 내고 있는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이 말이 안 되고, 별도 이사회가 있는 동양매직에 대해 동양 법정관리인이 구조조정을 지휘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법정관리인이 임직원에게 반말을 일삼고 현재현 동양 회장이 타던 벤츠 차량을 자신의 지인에게 판매하는 등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까지 했다.

이에 대해 법원 측은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서울지법 파산부의 한 부장판사는 “구조조정은 법정관리인의 당연한 책무”라며 “현 회장의 벤츠는 압류된 상태여서 파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