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지역이 폭설에 갇혔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 펜실베이니아주 등에 20㎝ 이상의 눈이 쌓였다. 미국 연방정부는 문을 하루 닫기로 했고, 워싱턴 지역은 전기와 인터넷이 끊기는 사태가 잇따랐다.

이 와중에 남몰래 미소 짓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천연가스 투자자들이다. 미국 천연가스 대표지수인 ‘헨리허브’ 가격은 지난주 초부터 오름세를 이어가다 지난 5일 하루 만에 3.79% 폭등했다. 9일엔 다시 1.83% 뛰었다. 지난 8거래일 기준으로 8.93% 올랐다. 기상 이변을 예측한 투자자들이 미리 천연가스를 사둔 것. 10일 가격은 MMbtu(천연가스 용량 단위·25만㎉의 열량을 내는 가스양)당 4.26달러로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기예보가 구체적으로 나오기 전부터 천연가스 시장에선 물량 매입 움직임이 있었다”며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미국 기관투자가들의 자금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