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살기 열정 유전자 갖고 태어나…중간에서 한·미 경협 다리역할 할 것"
“60년 만에 한국계가 회장을 맡게 됐으니 잘해야죠.”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 제임스 김(51·사진)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은 11일 ‘열심히’라는 표현 대신 ‘잘’하겠다고 했다. 그는 현 회장인 팻 게인스 보잉코리아 사장의 후임으로 내년 1월1일 취임한다. 1953년 암참이 설립된 이후 한국계 인사가 회장을 맡는 것은 처음이다. 김 사장은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 어깨가 무겁다”며 “사명감을 가지고 암참과 회원사를 위해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UCLA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고 IBM과 AT&T 본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5년 인터넷 광고회사인 오버추어코리아 대표로 임명돼 한국에 부임했고 오버추어 아시아지역 총괄사장(2006년), 야후코리아 총괄사장(2007년)을 거쳐 2009년부터 한국MS 대표이사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어눌하지만 빠른 한국어 말투를 보면 성질 급한 ‘옆집 아저씨’ 같다. 암참 회원사들은 그가 한국어를 잘하는 데다 한국과 미국 두 나라의 투자 환경 및 기업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 사장은 “미국 코스타리카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사업을 해봤지만 한국처럼 일하기 좋은 사람들이 있는 곳은 없었다”며 “한국과 미국 두 나라의 경제협력을 위해 중간에서 균형을 잡고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승부욕이 강한 스타일’이라고 소개한 그는 “경쟁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김 사장은 “스포츠도 땀 흘리고 경쟁하는 종목을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또 “평소 ‘죽기살기로’라는 말을 자주 쓸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그런 점에서 한국인이 지닌 성공 유전자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가수 싸이처럼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적지 않다”며 “지금이야말로 한국 기업인들이 (글로벌 시장에서)기회를 잡을 때”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암참 회장에 취임한 뒤 청년 인재육성과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암참 부회장과 미래혁신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그동안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했다. 올 초 암참 회원사들이 지방대학을 찾아 학생들에게 직접 취업상담을 해주는 혁신캠프를 연 것도 그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김 사장은 “다음달 중순 회원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암참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얘기하겠다”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