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스승이자 외국인 최초로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스탠리 피셔(70·사진)가 차기 Fed 부의장으로 유력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피셔는 최근 백악관으로부터 재닛 옐런의 후임으로 Fed 부의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에선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피셔의 이력은 독특하다. 그는 1943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태어났다. 유태계 미국인 집안 출신이다. 10대 시절을 아프리카에서 보낸 뒤 1960년 미국으로 이주했고,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피셔는 MIT 경제학 교수 및 세계은행(WB) 부총재,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등을 역임했다. 특히 MIT 교수 시절 그가 가르친 제자들 중엔 거물급 인사가 많다. 버냉키 Fed 의장과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이 그의 제자들이다. 또 2005년엔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로 영입돼 지난 6월까지 8년간 재직했다.

피셔는 매파(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며 양적완화에 반대)와 비둘기파(고용과 성장을 중시해 양적완화 지지)의 경계를 뛰어넘는 실용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브누아 안느 소시에테제네랄 신흥시장 전략부문 대표는 “피셔는 Fed의 정책이 해외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매우 잘 알고 있는 만큼 Fed의 출구전략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