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도 잘 찍히는 스마트폰 카메라, 해성옵틱스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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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을성 해성옵틱스 대표 "고화소 프리미엄 렌즈는 업계 최고 수준"
공모가 못 미치는 주가 원인은 증시 인지도 탓
누구나 '셀카(셀프 카메라)' 사진 몇 장쯤은 있다. 셀카는 스스로를 카메라로 찍는 행위다. 하루에도 몇 번씩 셀카 찍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셀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최근 옥스포드 대학은 셀카와 같은 뜻인 '셀피(selfie)'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기도 했다. 국적과 연령, 성별을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에 달린 작은 렌즈 구멍을 쳐다보면서 셀카를 찍는다.
상대방을 찍어주든 스스로를 찍든 간에 누군가는 쳐다보게 되는 카메라 렌즈는 익숙하다. 하지만 이 렌즈를 만드는 회사는 아직 낯설다. 렌즈와 카메라 모듈(조립 부품) 등을 생산하는 해성옵틱스다.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해성옵틱스 본사를 찾았다.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양말 차림으로 들어갔다. 슬리퍼도 없다. 예전에 슬리퍼 착용을 허용했더니 바깥을 왔다갔다 하는 경우가 많아 착용을 아예 금지시켰다는 설명이다.
양말 차림새는 이물질에 의한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서다. 일반 사원부터 대표까지 150여명이 전부 양말만 신고 다닌다. 생산설비가 있는 '클린룸'이 아니라 일반 사무동에서부터 모두 양말 차림이다.
이을성 대표(72)는 회색 양말만 신은 채 "직원들뿐 아니라 외부 방문객도 모두 양말만 신고 만나야 하니 어색하고 불편할 수도 있다" 면서 "정밀한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수율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사소한 면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45년 이상 한우물을 판 이 대표는 우라나라 광학렌즈업계의 '산증인'이다. 1968년 국내 최초의 광학회사인 대한광학공업에 입사해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광학산업에 대한 애정이 쌓여 20년 뒤 현 회사의 전신인 해성산업사를 세웠다. 일반 카메라나 쌍안경 관련 부품을 주로 생산해오다가 2000년 무렵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 사업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잘 알려져 있는 다른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업체와 다른 점은 한 단계 앞선 고화소급 렌즈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 이라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고화소 렌즈 모듈부터 AF액츄에이터(VCM II), 완제품 카메라 모듈까지 광학모듈 일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해성옵틱스가 휴대전화 카메라 사업을 본격화할 무렵인 2005년 이 대표의 차남인 이재선 경영지원본부 상무(38)가 회사에 합류했다. 이재선 상무는 중국과 베트남 현지 공장설립을 지휘하며 회사의 신사업에 힘을 보탰다.
현재 해성옵틱스는 중국과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원과 화성에 1,2공장을 운영 중이다. 베트남 공장(해성비나)은 100% 자회사로 생산인력은 1800명. 이 공장의 카메라 모듈 생산능력(CAPA)은 월 400만 세트(800만 화소 기준)다. 생산 전량을 삼성전기에 납품한다. 삼성전기는 해성옵틱스의 전신인 산업시절부터 관계를 지속해온 최대 거래처다. 매출 비중은 90%를 넘는다.
이 대표는 "기존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출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들도 찾고 있다" 며 "일회용 내시경 렌즈나 차량용 블랙박스 카메라 모듈 등을 신성장 사업으로 정하고 연구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공장에서는 차량용·보안용·의료용 장비에 사용되는 유리 렌즈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해성옵틱스의 지난해 매출은 663억 원.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한 773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가율은 6900%를 넘었다.
이 대표는 "올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까지 투자와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 효과에 불과해서 내세울 만한 게 아니다" 면서 "베트남 공장의 실적이 본격 반영되는 올해와 내년 실적으로 확인해달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이, 올해보다는 다음해 실적이 더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코스닥 시장 상장 이후 1개월을 평가해달라는 말에 이 대표는 먼저 죄송스럽다는 말을 꺼냈다. 해성옵틱스는 지난 11월6일 코스닥에 입성했다. 공모가는 6600원이었다.
이 대표는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증시에서 떨어지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투자자들의 인내를 부탁했다. 종목 발굴을 보물찾기에 비유한다면 해성옵틱스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회사라는 것.
그는 "주가 얘기가 나올 때마다 회사의 인지도가 부족해 증시에서 외면을 받는 것 같아 주주들이나 우리사주를 산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진처럼 선명히 눈에 보이는 실적만으로 평가받는 시점이 곧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공모가 못 미치는 주가 원인은 증시 인지도 탓
누구나 '셀카(셀프 카메라)' 사진 몇 장쯤은 있다. 셀카는 스스로를 카메라로 찍는 행위다. 하루에도 몇 번씩 셀카 찍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셀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최근 옥스포드 대학은 셀카와 같은 뜻인 '셀피(selfie)'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기도 했다. 국적과 연령, 성별을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에 달린 작은 렌즈 구멍을 쳐다보면서 셀카를 찍는다.
상대방을 찍어주든 스스로를 찍든 간에 누군가는 쳐다보게 되는 카메라 렌즈는 익숙하다. 하지만 이 렌즈를 만드는 회사는 아직 낯설다. 렌즈와 카메라 모듈(조립 부품) 등을 생산하는 해성옵틱스다.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해성옵틱스 본사를 찾았다.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양말 차림으로 들어갔다. 슬리퍼도 없다. 예전에 슬리퍼 착용을 허용했더니 바깥을 왔다갔다 하는 경우가 많아 착용을 아예 금지시켰다는 설명이다.
양말 차림새는 이물질에 의한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서다. 일반 사원부터 대표까지 150여명이 전부 양말만 신고 다닌다. 생산설비가 있는 '클린룸'이 아니라 일반 사무동에서부터 모두 양말 차림이다.
이을성 대표(72)는 회색 양말만 신은 채 "직원들뿐 아니라 외부 방문객도 모두 양말만 신고 만나야 하니 어색하고 불편할 수도 있다" 면서 "정밀한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수율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사소한 면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45년 이상 한우물을 판 이 대표는 우라나라 광학렌즈업계의 '산증인'이다. 1968년 국내 최초의 광학회사인 대한광학공업에 입사해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광학산업에 대한 애정이 쌓여 20년 뒤 현 회사의 전신인 해성산업사를 세웠다. 일반 카메라나 쌍안경 관련 부품을 주로 생산해오다가 2000년 무렵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 사업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잘 알려져 있는 다른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업체와 다른 점은 한 단계 앞선 고화소급 렌즈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 이라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고화소 렌즈 모듈부터 AF액츄에이터(VCM II), 완제품 카메라 모듈까지 광학모듈 일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해성옵틱스가 휴대전화 카메라 사업을 본격화할 무렵인 2005년 이 대표의 차남인 이재선 경영지원본부 상무(38)가 회사에 합류했다. 이재선 상무는 중국과 베트남 현지 공장설립을 지휘하며 회사의 신사업에 힘을 보탰다.
현재 해성옵틱스는 중국과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원과 화성에 1,2공장을 운영 중이다. 베트남 공장(해성비나)은 100% 자회사로 생산인력은 1800명. 이 공장의 카메라 모듈 생산능력(CAPA)은 월 400만 세트(800만 화소 기준)다. 생산 전량을 삼성전기에 납품한다. 삼성전기는 해성옵틱스의 전신인 산업시절부터 관계를 지속해온 최대 거래처다. 매출 비중은 90%를 넘는다.
이 대표는 "기존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출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들도 찾고 있다" 며 "일회용 내시경 렌즈나 차량용 블랙박스 카메라 모듈 등을 신성장 사업으로 정하고 연구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공장에서는 차량용·보안용·의료용 장비에 사용되는 유리 렌즈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해성옵틱스의 지난해 매출은 663억 원.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한 773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가율은 6900%를 넘었다.
이 대표는 "올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까지 투자와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 효과에 불과해서 내세울 만한 게 아니다" 면서 "베트남 공장의 실적이 본격 반영되는 올해와 내년 실적으로 확인해달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이, 올해보다는 다음해 실적이 더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코스닥 시장 상장 이후 1개월을 평가해달라는 말에 이 대표는 먼저 죄송스럽다는 말을 꺼냈다. 해성옵틱스는 지난 11월6일 코스닥에 입성했다. 공모가는 6600원이었다.
이 대표는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증시에서 떨어지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투자자들의 인내를 부탁했다. 종목 발굴을 보물찾기에 비유한다면 해성옵틱스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회사라는 것.
그는 "주가 얘기가 나올 때마다 회사의 인지도가 부족해 증시에서 외면을 받는 것 같아 주주들이나 우리사주를 산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진처럼 선명히 눈에 보이는 실적만으로 평가받는 시점이 곧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