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는 1901년 시카고에서 목수 아버지와 교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10세 때 캔자스 디자인학교에서 공부했다. 고교 때는 학교 신문에 삽화를 그렸다. 그림을 업으로 삼은 건 아버지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자원입대한 1차 세계대전 군복무를 마치면서부터다.
1923년 형 로이 디즈니와 함께 할리우드에 ‘디즈니 브러더스’ 간판을 내걸었다. ‘토끼 오즈월드’ 캐릭터가 호응을 얻으면서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배급사에 속아 판권까지 모두 잃는 상황에 몰렸다. 그를 좌절에서 일으켜 세운 건 미키마우스였다. ‘미친 비행기’(1928) 히트로 자신감을 얻은 그는 곧바로 미키마우스에 목소리를 입혔다. 세계 첫 유성만화영화 ‘증기선 윌리’(1928)로 아이들을 열광시켰다.
이후 도널드 덕, 구피 등 캐릭터 사업으로 사업기반을 확보한 디즈니는 장편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1937)와 ‘판타지아’(1940)로 ‘애니메이션은 아동용’이라는 등식도 깨뜨렸다.
‘피노키오’ ‘신데렐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큰 부를 일군 디즈니는 1955년 어릴적 상상을 현실로 만들 계획을 발표했다. ‘꿈꾸던 환상이 바로 여기에’를 모토로 내건 테마파크 디즈니랜드의 탄생이었다.
생애 최고의 역작 ‘메리 포핀스’(1964)를 발표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던 디즈니의 비보가 1966년 12월15일 전해졌다. 폐암 말기 진단을 받은 지 한 달 만에 눈을 감았다. 그의 나이 65세였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