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대학총장 인터뷰 (14)] '비약적 발전' 건국대 송희영 총장 "국내TOP 선도분야 특성화로 상승세 견인하겠다"
<대담 변관열 한경닷컴 산업경제팀장>

"어제(12일) 단독으로 입학설명회를 열었어요. 그간 공동설명회는 많았지만 독자적 설명회를 연 것은 근래 들어 처음입니다. 우리 대학의 평판도나 사회적 인식이 크게 올라갔음을 입증한 결과죠. 당일 상당한 눈이 내렸지만 참석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지난 13일 집무실에서 만난 송희영 건국대 총장(65·사진)은 전날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정시모집 설명회 얘기로 입을 뗐다. 최근 대학 관계자들과 수험생들 사이에서 '발전속도가 빠른 대학'으로 각인된 건국대의 행보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탄탄한 재정에 바탕한 재단의 과감한 투자가 학교 위상을 단시간에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송 총장은 건국대를 졸업하고 30년 넘게 모교 교수로 봉직한 건대맨이다. 기획조정처장 보직만 세 차례 지내고 부총장까지 역임한 행정통이기도 하다. 이런 점이 감안돼 김진규 전 총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사퇴 하자 '구원투수'격으로 수장에 올랐다. 취임 후 풍부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를 잘 추슬러 건국대의 성장세를 견인했다.

취임과 함께 '국내 톱5,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내건 그는 올해 각종 발전전략을 갈무리한 '프라이드 건국(PRIDE KONKUK) 2016'을 제시하고 앞장서 추진 중이다.

핵심 키워드는 선도분야 특성화다. 강점을 지닌 선도학과 특성화를 통해 수월성을 제고하고, 대학본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 글로벌 경쟁이 가능할 정도로 키운다는 것이다. 송 총장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선도학과를 키우고, 이들 학과가 모델이 돼 다른 분야들까지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건국대가 농·축산 분야를 육성한 게 과거 산업화·공업화 정책 방향과 다소 안 맞기도 했지만 지금 바이오·생명과학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며 "수의학 부동산학 무역통상·경영학 등 다른 대학이 하지 않는 5~6개 분야를 차별화해 키워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송 총장은 인터뷰 내내 "대학과 사회가 보다 밀접한 관계를 맺고 동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졸업 유예 대학생들의 사회 진출을 독려하는 구조적 개선책으로 기업의 적극적 투자와 정치권 협력을 당부했다. 그런 노력이 뒷받침돼야 젊은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벤처를 할 수 있다고도 했다. 대학 수익사업 역시 당국이 지나친 규제를 풀어야 경쟁력을 갖추고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2013 대학총장 인터뷰 (14)] '비약적 발전' 건국대 송희영 총장 "국내TOP 선도분야 특성화로 상승세 견인하겠다"
- 어제 입학설명회가 열렸죠. 반응이 어땠습니까.


"저도 참석했는데 열기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지금까지 공동설명회는 해왔지만 건국대가 단독으로 여는 입학설명회는 최근 수 년 만에 처음이에요. 우리 대학의 발전 속도나 평판도, 사회적 인식이 상당히 올라간 덕분입니다. 건국대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 확실히 외부 평가가 좋아졌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특별한 비결이 있다기보다 학교와 법인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 아닌가 싶어요. 평가지표가 과연 대학 발전에 부합하는지는 다시 검증해봐야 할 문제이긴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교수 연구나 교육 여건 같은 부분을 보거든요. 사실 우수 교수를 모셔오는 것이나 교육 여건 개선 등은 하루아침에 따라잡기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재정 문제와도 곧바로 연결이 되니까요."

- 취임 후 1년 3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야구로 치면 구원투수 역할을 맡은 셈인데요.

"대학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 변화가 상당히 큰 시기예요. 대학 총장직을 맡는 것은 곧 무거운 책임감을 안게 되는 것입니다. 거시적 변화만 해도 '반값등록금' 문제가 제기되고 정책으로 나오면서 대학들이 많이 힘들었죠. 스트레스성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고 할까요. 대학이란 고등교육기관의 메커니즘이나 생태를 정치인들이 제대로 파악 못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은 우선 사회와 산업계, 국가와 세계로 연결돼 있어요. 내부적으로도 일반 조직과 달리 교수·직원·학생이란 이질적 조직원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상명하복이 불가능하고 다양한 분야가 섞여있는 거대한 항공모함 같은 조직이죠. 워낙 특수하고 복잡한 조직이다 보니 총장이 참 어렵고 힘든 자리입니다. 그렇지만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성취감도 있어요. (웃음)"

- 어려운 시기에 총장이 됐는데 그간을 평가해 본다면요.

"우리 대학은 서울시내 좋은 위치에 입지하기도 했고… 보통 국내 대학들이 해방 이후 60~70년 정도의 역사를 갖고 있는데, 1946년 설립된 건국대도 오랜 기간 갖춰놓은 인프라가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약점도 있었습니다. 대학의 성장이 보통 국가 발전과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 대학은 농업이나 축산업 분야에 투자했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공업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공대를 키운 대학들에 견줘보면 메리트가 적었죠."

- 조금 독특했던 것 같습니다.


"설립자가 독특한 분이었어요. 우리 대학의 출발은 사회과학 쪽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농대 축산대 수의대 같은 쪽에 집중 투자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산업의 대부분이 농업이라 '농업을 근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산업화 시대 정부 정책 방향과는 좀 안 맞았죠."

-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는데요. 바이오 분야라든지, 비전이 있습니다.

"네, 당시엔 좀 어려웠지만 지금은 굉장히 유리한 입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인간이 가장 관심 많이 갖는 것이 생명, 환경, 먹을거리 문제 아니겠습니까. 과거의 축산대와 농대를 동물생명과학대학, 생명환경과학대학으로 개편하고 생명특성화대학까지 결합시켜 바이오클러스터를 만드는 토대가 됐어요. 수의학, 의학까지 연계돼 어느 대학보다도 틀이 잘 갖춰져 있죠."

- 특성화가 잘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사실 선진국 대학에 비해 국내 대학들이 취약한 부분이 'A대 하면 이런 분야, B대는 저런 분야가 강하다' 하는 인식이 부족한 겁니다. 총장에 취임하고 나서 '건국대 하면 이것' 하고 곧바로 떠오를 만큼 특성화하고 선도적으로 이끌어나갈 분야는 무엇인지, 연구와 검토를 거쳐 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했습니다.

바로 '프라이드 건국 2016'이란 건데요, 영문 약자를 따서 △수요자 중심 교육체계(P) △연구경쟁력 강화(R) △국제협력관계 강화(I) △건국공동체 구축(D) △효율적 행정·인프라 시스템 구축(E)을 가리킵니다. 선도학문 분야 6개를 리딩그룹으로 만들고 교육 부문까지 해서 7개 분야에 집중 투자해 이들 리딩그룹이 나머지 분야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 있어요."

- 선도분야 특성화를 추진하는 배경은 뭡니까.

"예를 들어 하버드대 같은 곳은 전 세계에서 연구비를 받고 기부문화도 정착이 돼 있잖아요. 그 정도로 자원이 풍부한 곳 또는 싱가포르국립대처럼 국가가 모든 재원을 책임지는 대학은 전 분야에서 수월성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대학은 그게 어렵습니다. KAIST, 포스텍(포항공대) 정도의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면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선후 분배를 해야죠."

-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를 특성화하겠다는 건가요.

"다른 대학은 하지 않는 분야, 국내에서 최고가 되고 국제적 경쟁도 가능한 분야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부동산학과는 1984년 설립됐는데 다른 대학에선 생각 못했을 때 만들었죠. 선점효과가 있고 우수 교수진도 확보했습니다. 수의대는 사립대 중에선 건국대만 갖고 있어요. 원래 동물을 다루는 것도 중요했지만, 이제 모든 임상을 동물 실험을 거쳐 인간으로 넘어오고 있어서 중요성이 더 커졌습니다. 수의대와 의대, 병원의 협업 체제로 인류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계공학, 물리학 중 양자소자학(차세대 메모리 소자 개발), 생명특성화대학 특성화학부 등을 리딩그룹으로 선정했습니다. 이번에 지정했지만 원래 수월성이 있어 경쟁력을 갖춘 학과들이에요. 이들 선도학과에는 우선적으로 교수채용을 해주고 매년 2억 원을 지원합니다. 다른 학과들도 본받고 자극받아 전체를 견인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이런 노력 덕분에 대외평가에서도 성장세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평가 관련해서 보면, 예컨대 교수 1인당 학생 수 같은 지표는 의대를 보유한 대학이 상당히 유리해요. 임상교수를 포함해 의대 교수들이 워낙 많아서 자연히 평가점수가 높게 나옵니다. 또 하나, 최근 많이 얘기된 졸업 유예 학생들이 영향을 끼치죠. 졸업해서 나가야 할 학생들이 학교에 머물러 있는데 이 경우도 모두 학생으로 칩니다. 교수를 아무리 많이 뽑아도 교수 대 학생비율이 줄어들지 않죠. 평가를 받아야 하는 대학의 고민 중 하나입니다.

이건 구조적 문제입니다. 대학 혼자서 풀 수 없는 사안이죠. 취업이 안 되니까 학생들이 졸업을 안 하려 하거든요. 필요 학점을 모두 이수해도 졸업시험, 졸업논문을 일부러 통과하지 않고 학생으로 남아 있습니다. 정부가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기업이 투자를 해줘서 고용 문제를 풀어줘야 해결될 수 있어요."

-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정부 관계자들이 진실로 대학의 상황을 알아야 합니다. 대학이 달나라에 있는 게 아니라 한국의 사회 상황과 맞물려 가는 것이거든요. 대학 총장은 학생들이 빨리 졸업하길 원해도 취업 현실이 그렇지 못합니다. 이전엔 졸업 못하는 학생은 정말 게으른 1% 미만이었는데, 지금은 자진해 졸업 안 하는 학생이 50% 가까이 돼요. 이게 대학에 머물러 있는 학생들만 나무랄 일인가요?"

- 구조적 요인이 크다는 것이군요.

"우리나라가 내년에 무역에서 프랑스를 따라잡는다고 합니다. 경제규모 세계 13~14위의 대국인데, 왜 거기에 걸맞은 대학은 없느냐는 거죠. 등록금 수준만 봐도 평균 연 4만~5만 달러인 미국과 비교해 연 7500불 내외에 불과한 한국 대학이 따라잡을 수가 없죠. 대학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대학을 도와줘야 세계적 대학도 나올 수 있는 겁니다."

- 기업뿐 아니라 대학도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얘기네요.

"규제를 풀어 자율성을 부여해야 자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세법도 기부하기 어렵게 돼 있어요. 일정 금액까지만 전액 공제해주고 그 이상부터는 차등을 두는 부분도 문제입니다. 경제규모에 맞게 국내 대학 수준도 세계 14위까지 올리려면 상당한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지금 구조로는 불가능해요. 무역은 하는데 왜 대학은 못 하느냐? 결국 구조적 문제란 겁니다."
[2013 대학총장 인터뷰 (14)] '비약적 발전' 건국대 송희영 총장 "국내TOP 선도분야 특성화로 상승세 견인하겠다"
- 건국대는 스타시티 개발 등 법인 수익사업에서 앞서나가는 대학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일반 기업과 대학 재단의 비즈니스 환경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 기업들이 허가받아야 하는 것 외에 교육부에도 추가로 인·허가를 받아야 해서 제약이 상당히 많아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학교법인은 아직도 '땅 짚고 헤엄치는 사업'만 할 수 있도록 돼 있죠. 우리 대학도 수익사업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상승가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예컨대 '건대 빵'을 만들어도 교내에선 판매할 수 있지만 밖에는 판매를 못해요. 재단에서 하는 '건국 우유'는 밖에도 판매할 수 있죠. 그런 식으로 세부 제한이 많아서 학교가 수익사업을 하는 게 원천적으로 힘들게 돼 있습니다. 앞으로는 대학도 수익사업을 해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봐요. 규제는 규제대로 하면서 반값등록금 하라는 건 어폐가 있습니다."

- 대학생도 너무 안전지향적인 면이 있어요. 대학생 벤처나 창업지원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실 리스크 있는 곳에 안 가려는 게 인간의 본성입니다. 우리 대학생들이 공무원이나 공기업, 아니면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에 취업하려고 하는데요. 그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지만 사회의 발전을 위해선 대한민국의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나 손정의(소프트뱅크)가 나와야 합니다. 벤처 창업 리스크를 잘 극복해 '리스크가 크지만 리턴도 크다'는 사실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어요.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여기에 참 약합니다. 독일은 대학생 가운데 창업에 도전하는 비율이 4% 정도 돼요. 정확히 비율을 내본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1%가 채 안 되는 걸로 압니다. 벤처가 도전이란 뜻인 만큼 위험성이 많다는 건데요. 그런데 모든 사업, 모든 기업이 벤처란 사실은 간과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삼성전자가 잘 나가지만 5년 후에 망할 수도 있고, 2배로 클 수도 있는 거예요."

- 건국대엔 어떤 벤처 관련 프로그램이 있습니까.

"글로벌융합대학에 벤처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벤처 전공으로 벤처전문기술학과를 개설했는데요. 무조건 '너 나가서 벤처 해' 이럴 순 없지 않습니까? 벤처에도 모델이 있으니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는 과목을 개설해 실패율을 낮춰주는 거죠. 제대로 된 트레이닝을 위해 1년에 20~30명씩 실리콘밸리에 보내는 창업센터인 'KU 미래창조센터'를 발족시킬 예정입니다."

- 인큐베이터 역할을 맡는 거군요.

"맞습니다.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건데,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바탕 위에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청년기에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하는 게 중요합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서울대 경영대가 벤처경영학과를 만들겠다고 하니 교수들이 거세게 반대했다고 합니다. 최고 학생들이 들어오는데 왜 불확실성 큰 벤처를 하느냐는 거죠. 그건 아니에요. 국가적으로 손해입니다. 우수 학생들일수록 더 도전해야죠."

- 노벨상 수상자들을 초빙해 화제가 됐었는데, 성과가 큰 것으로 압니다.

"노벨상 수상자 두 분을 석학교수로 모시고 있습니다. 로저 콘버그 스탠퍼드대 교수(2006년 노벨화학상), 루이스 이그나로 UCLA 교수(1998년 노벨생리의학상) 두 분이 1년에 3차례 정도씩 한국에 체류하면서 공동연구 하고 학생들도 지도합니다. 국내에 노벨상 수상자가 아무도 없는데, 학생들이 노벨상 수상자를 직접 보고 배운다는 게 측정할 수 없는 효과를 갖습니다.

두 분 모두 인품이 훌륭하고 참 겸손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열정적이고 역동적이라 '미국 대학에 있는 것보다 건국대에 와 있을 때가 더 행복하다'고도 하세요. 우리 대학이 개최하는 창업경진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합니다. 스탠퍼드대 같은 경우 실리콘밸리 창업의 최전선인 만큼 자연히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죠."

- 입시철입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건국대 자랑 좀 해주세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대학, 졸업생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대학,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대학을 만들고 싶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제 임기 동안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여러 장점이 많은데 1200여 명의 교수들과 아름답고 넓은 캠퍼스를 비롯해 특히 앞서 말씀드린 집중 육성 6~7개 분야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전폭 지원할 겁니다."

- 선도분야는 상당한 강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만큼 우리 대학에 학생들이 들어오면 경쟁력을 갖춰 사회에 나갈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CJ 그룹 같은 데는 바이오 계통 학생들이 굉장히 많이 가 있고요. 사시, 행시뿐 아니라 각종 전문직, 공무원시험, 언론고시를 지원하는 오랜 전통의 프로그램도 갖고 있습니다. 다른 걱정 말고 고시 합격 하나만 걱정하란 의미의 '일우헌'이란 고시원도 신축해 준비에 불편함이 없도록 할 계획입니다.

2만여 평에 이르는 넓은 캠퍼스에서 마음을 맑게 하는 '청심대', 캠퍼스 안에 넓게 자리잡은 호수 '일감호' 같은 곳들을 접하다 보면 인성교육도 절로 됩니다. 우리 졸업생들 평판도 조사를 하면 성실하다는 평이 제일 많아요. 학풍이 그렇게 형성돼 사회에 진출해서도 동료나 상하간 융화를 통해 조직에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인재로 크는 것 같습니다. (웃음)"

- 남은 임기 동안 이것만은 꼭 이루고 싶다 하는 게 있다면요.

"우선 교수들 연구가 중요해요. '사이언스' '네이처' '셀' 같은 저명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면 보너스로 1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제가 재임하는 동안에 그 정도로 우수한 세계적 연구자가 나오길 바랍니다. 또 집중 육성하는 선도분야는 국내를 뛰어넘어 해외에서도 건국대에 유학 올 만큼 강점을 가진 대학으로 키워내도록 하겠습니다.

대학의 존재가치는 기본적으로 연구와 교육의 수월성인데요. 그것만 갖고는 안 됩니다.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와도 협력하는 대학이 돼야죠. 캠퍼스를 과감히 지역주민에 개방하는 방향으로 갑니다. 대학은 사회나 국가와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동행하는 존재가 돼야 합니다. 사회 발전의 원천인 인력을 배출하는 대학이 발전하지 않으면 국가에도 미래가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사회와 국가가 국·공립대뿐 아니라 사립대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합니다."

◆ 송희영 총장은…

경남 합천 출생. 진주고와 건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주오대(中央大)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부터 건국대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기획조정처장 3차례를 비롯해 부총장까지 역임했다. 한국무역학회장, 한일경상학회 부회장, KBS 객원 해설위원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관세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9월 건국대 총장에 취임해 학교를 이끌고 있다.

글 =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사진 = 변성현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