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모리셔스, 신이 내린 천국의 섬
“신은 모리셔스를 창조하고 그 다음에 천국을 만들었다.”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그는 1897년에 낸 저서 ‘적도를 따라서’

에서 아프리카의 섬 모리셔스를 이렇게 극찬했다.

아프리카 동남부 마다가스카르 동쪽에 있는 모리셔스.

마침 지금이 여름. 따사로운 햇빛과 시원한 바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엄동설한이 몰려온 한반도에서는

6개월은 기다려야 할 봄 여름의 따스함을 금세 다시 만난다니…. 생각만 해도 얼마나 근사한가.
[Travel] 모리셔스, 신이 내린 천국의 섬
내 인생, 단 며칠이라도 낙원에서

‘탈출’이란 일상으로부터 아득히 멀리 갈수록 좋다. 빠르다는 제트여객기를 타고도 만 하루가 걸리는 모리셔스는 모든 조건을 다 갖췄다. 그림 같은 인도양의 바다, 시원한 무역풍, 근사한 호텔, 맛있는 음식, 눈부신 날씨에다 하얀 이를 드러낸 친절한 사람들과 빠른 와이파이까지…. 몰디브, 세이셸과 함께 인도양 최고 휴양지로 꼽히는 곳이 모리셔스다. 낮에는 금가루 같은 햇살이 쏟아지고, 밤엔 남십자성 총총 박힌 하늘을 가진 남양의 섬나라에서 쉬어 간다는 것은 삶의 축복이다.

하지만 한 사나흘 쉬려고 머나먼 이곳까지 가는 것은 그리 권할 만한 일이 못된다. 경제적이지도 않다. 숙박일이 대엿새, 1주일이 넘는다면 한 번도 겪지 못한 인생 최고의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모리셔스는 고급 리조트만 잔뜩 있는 여느 휴양지와는 사뭇 다르다. 조그마한 산호섬 1200개의 몰디브와는 달리 모리셔스는 제주도만큼 거대한 섬이라 차량으로 이곳저곳 이동하기도 편하다.

프랑스 문화가 짙게 남은 곳에 영국령 시절의 행정·제도가 덧입혀졌고, 사탕수수 재배를 위해 남부 아프리카와 인도, 중국 등에서 건너온 이들이 서로 조화롭게 살고 있다. 이런 독특한 문화의 융합은 리조트 생활에서도 잘 나타난다. 형식과 에티켓을 중시하는 중산층 유러피언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 때문에 섬 전체에서 흥청망청 노는 퇴폐적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열대 특유의 낙천적인 마음 씀씀이에다 유러피언의 자유로움까지 두루 갖춘 모리시안들의 늘 환한 미소가 바로 천국의 징표다.

인도양의 모든 것 품은 ‘천국의 섬’

제주도를 닮은 기다란 섬은 약 170㎞의 산호 해변이 두르고 있다. 물빛이 맑고 고운 벨마와 일로세(사슴섬), 투르도두스, 트루오비슈 등은 시워킹(바닷속 걷기), 스노클링, 윈드서핑, 패러세일링을 즐기기 좋은 수상레포츠의 천국으로 꼽히는 곳이다. 해변을 따라 사탕수수 짚으로 올린 지붕의 목조 리조트 호텔이 곳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약 130만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모리셔스에선 시장과 수확, 축제 등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수도인 포트루이스와 동남부 프록 등에서는 모리시안들의 실생활과 마주친다. 일요일에는 시장이 서고 많은 이들이 거리를 채운다. 힌두와 이슬람 사원, 가톨릭과 개신교 교회까지 함께 있는 곳이 모리셔스다. 성물을 파는 상점에는 성모상 아래 불상은 물론 힌두교의 으뜸신 시바까지 한 진열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인도양과 태평양의 여러 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융복합 문화’를 자랑한다.

모리셔스는 여러 대륙의 문화가 이종교배된 곳이지만 본모습을 찾자면 바로 자연이다. 16세기 초만 해도 무인도였다. 도도(Dodo)새가 섬의 주인이었는데 포르투갈인들이 뱃길을 열고 곧 네덜란드가 이곳을 1598년에 점령하면서 비로소 모리셔스란 이름을 얻었다. 당시 네덜란드 왕자 이름인 모리스(Morice)로부터 비롯된 이름이다.

모리셔스의 식생은 옆나라 마다가스카르와 많이 다르다. 바오밥나무 몇 그루를 제외하고는 반얀트리, 맹그로브, 대나무 등 온열대 식물이 섬을 채우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것은 사탕수수(Sugar Cane)다. 사탕수수로 만든 주스와 황갈색 생설탕 등을 맛보는 재미 또한 모리셔스에서의 즐거움이다.

또 하나의 자연물을 꼽자면 화산이다. 해발 10m도 되지 않는 산호섬 군도 몰디브와는 달리 하와이 같은 거대한 화산섬인 모리셔스에선 라이언 마운틴 등 기암괴석이 치솟은 산들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선 일상이 모두 환상적인 경관 속에서 이뤄진다.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책을 보는 것은 한국과 똑같다. 하지만 눈이 시릴 정도의 눈부신 풍경과 비닐봉투에 가득 담아오고 싶을 정도의 맑은 공기 속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낙원과 일상은 고작 그 차이였다.

여행팁

[Travel] 모리셔스, 신이 내린 천국의 섬
에미레이트항공이 인천~두바이~모리셔스 구간을 매일 운항하며 17시간 걸린다. 홍콩을 경유하는 에어모리셔스도 있다. 시간은 한국보다 5시간 늦다. 공식 언어는 영어, 프랑스어와 크레올(Creole)어가 쓰인다. 통화는 모리셔스 루피이며 1루피는 약 35원. 전원은 220V. 코드는 3구형 플러그. 택시요금을 제외한 시중 물가는 대체로 싼 편이다. 30일간 무비자 입국할 수 있다.

벨마콘스탄스호텔은 더 링크스(18홀), 더 레전드(18홀) 등 2개의 골프코스를 보유하고 있다. 유로챔피언십 등 세계적인 대회가 열릴 정도로 인도양 최고로 꼽히는 골프장이다.

모리셔스 최고급 리조트 중 하나인 르 투에스록 리조트는 국내 허니문 성수기인 내년 4~7월 무료 객실 업그레이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고모리셔스 (02)756-3050

김승리 오지전문 여행작가 kiaekie@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