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마치고 일본 돌아가는 나카바야시 한국도요타 사장 "한국 근무 4년간 앞만 보고 달렸죠"
“한국을 가장 사랑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나카바야시 히사오(53·사진) 한국도요타 사장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을 떠나는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2010년 1월 부임한 그는 작년 말 3년 임기를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스스로 한국에 남길 원해 임기를 1년 연장했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한국도요타를 일본 회사가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회사’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며 “직원의 99%를 한국인으로 채용한 것도 한국 기업이 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삼겹살을 즐겨먹고 한국 드라마와 가요를 좋아한다. 한국어도 유창하게 구사한다. 그는 “고객의 사랑을 받으려면 내가 먼저 한국을 사랑해야 한다”며 “한국사를 공부하려고 주말마다 전국 딜러를 방문하면서 문화유적지도 둘러봤다”고 했다.

열심히 살다 보니 4년 동안 따로 휴가를 간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에서 근무한 1400일 동안 앞만 보고 달렸다”며 “힘든 적은 있지만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일본인이 가장 까다롭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고객이 더 어렵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성공을 거둔 도요타에도 한국은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며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도 시승행사, 이벤트, 봉사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한국 고객을 만나라고 지시할 정도로 한국 시장을 각별히 챙긴다”고 말했다.

위기였던 때를 묻자 “매순간이 그랬다”고 짧게 답했다. 2009년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사태가 터진 후 한국에 온 나카바야시 사장은 2011년 일본 대지진과 엔고 속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미국 공장에서 만든 신형 캠리, 미니밴 시에나, 플래그십모델 아발론을 잇따라 출시한 게 경영 돌파구가 됐다. 신차 투입이 늘면서 판매량도 2009년 7072대에서 작년 1만5771대까지 2배로 증가했다. 올 1월에는 수입차 중 최초로 캠리가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차’ 상을 수상했다.

경영 성과에 대해선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점차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재임기간 흑자전환하지 못했지만 2014년부터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