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교황청을 방문한 소년을 맞이하는 교황.
지난달 교황청을 방문한 소년을 맞이하는 교황.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닙니다.”

최근 때아닌 ‘색깔론’의 중심에 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탬파’와의 인터뷰에서 마르크스주의의 정치·경제적 철학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이후 ‘가난한 이를 위한 교회’를 강조하고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는 등의 직설적인 발언으로 일각에서 마르크스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교황과 마르크스주의자 친구의 인연을 소개한 보도까지 나오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특히 교황이 지난달 말 발표한 권고문 ‘복음의 기쁨’은 보수 진영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5만자로 이뤄진 이 권고문에서 교황은 교회 개혁을 외치며 현대 자본주의의 병폐를 혹독히 비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교황은 완전한 마르크스주의자”라는 비난이 나오자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오히려 교황은 “권고문에서 말한 내용은 모두 기존 교회 교리에 들어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CNN은 “자본주의에 대한 교황의 비판은 가난한 이들을 경제적 불평등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믿는 많은 가톨릭 신자를 감동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