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女成시대] 백순복 로코코 사장, 고객 만나는 게 즐거운 영업 달인 "통일되면 北에 테마호텔 짓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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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졸업후 화장품점 창업…사생활 절반 줄인 독종근성
귀금속 이어 커피사업 나서 "멘토 활용하면 창업 쉬워"
귀금속 이어 커피사업 나서 "멘토 활용하면 창업 쉬워"
![백순복 로코코 사장이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매장에서 최근 선보인 드립백 커피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peter@hankyung.com](https://img.hankyung.com/photo/201312/AA.8155514.1.jpg)
백순복 로코코 사장(56·사진)은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에 있는 직영매장에서 기자와 만나 “알고 보면 사장은 ‘뒤치다꺼리’를 하는 자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1999년 설립된 로코코는 귀금속 액세서리 및 커피업체로 최근 드립백(dripbag·부직포 재질의 티백) 커피 판매사업도 시작했다. 로코코는 ‘우아한 여성’이란 뜻으로 지난해 직원 12명으로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화장품 가게로 출발
백 사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1984년 서울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서 작은 화장품 가게를 열었다. 장사에 자신감이 생긴 그는 5년 뒤 당시 유행하던 의류 브랜드 ‘쉐인’ ‘카스피’ 등을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매장을 시작했다.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게 일했다. 전국 200여개 매장 중 매출액 5위 안에 들 정도였다.
그는 “가맹사업은 ‘매출이 곧 인격’이었다”며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일이 즐거웠고 사람들을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귀금속 이어 커피사업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업을 하다가 ‘나만의 장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백 사장은 1999년 귀금속 업체 로코코를 창업했다. “금이 더 이상 ‘장롱 속 재물’이 아니고 부담 없는 액세서리로서 시장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로코코의 아기자기한 귀금속 액세서리는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판매가격은 중저가 수준으로 책정했다. 그는 불도저처럼 사업을 밀어붙였고, 매장(프랜차이즈 가맹점 포함)을 22개까지 늘리는 등 승승장구했다.
상승가도를 달리던 회사가 주춤한 건 몇 년 전부터였다. 금값이 크게 올라 판매가 부진했고 프랜차이즈 가맹점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고민하던 백 사장은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귀금속 매장을 직영 형태의 세 곳과 온라인 쇼핑몰만 남기고 모두 정리했다. 이어 2010년 커피 사업에 뛰어들어 가든파이브 안에 직영 커피숍을 열었다. 최근엔 드립백 커피제품을 선보였다.
그는 “커피 매장과 관련된 상품은 이미 포화 상태이지만 일회용 드립백 커피는 맛, 편리함, 가격 등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명절 선물 등 기업들의 주문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호텔 경영업이 최종 목표”
미혼인 백 사장은 매일 한 시간 이상 피트니스클럽에서 땀을 흘린다. 회사를 꾸려가면서 ‘주경야독’을 통해 대학원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백 사장은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회사를 차리려면 앞으로 개인시간을 반쯤 포기할 정도로 이를 악물어야 한다”며 “내가 사업하던 당시엔 ‘멘토’라는 개념조차 없었는데 요즘엔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지원하는 등 환경이 많이 좋아진 편이므로 이를 잘 활용하라”고 충고했다.
백 사장의 최종 목표는 ‘호텔 경영’이다. 그는 “통일이 된다면 북한에 중저가 ‘테마호텔’을 지어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