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장 철도파업] 수서發 KTX '철도 민영화' 논란…코레일 노사 '불신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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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장기화 왜?
勞 "민영화 위한 절차"
使 "민간자본 참여 차단"
勞 "민영화 위한 절차"
使 "민간자본 참여 차단"
16일 철도파업이 8일째를 맞으며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철도 민영화 논란’에 대한 노조와 정부·코레일 간 입장 차이가 평행선을 달리며 강경 대치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와 코레일 노사 간 ‘파업 이후의 주도권 싸움’이란 해석도 있다.
철도노조는 코레일의 자회사 형태로 ‘수서발 KTX’ 운영사를 설립한다는 정부안은 민영화로 가기 위한 절차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와 코레일은 “자회사 설립 정관 등에 민영화 방지를 위한 다양한 장치를 이미 마련했다”며 “노조의 주장은 허구”라고 지적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2015년께 개통할 수서발 KTX 운영법인은 코레일이 지분 41%를 갖고 출범한다. 나머지 59%도 민간 자본은 들어올 수 없고 공공자금만 투자할 수 있다. 이후 코레일이 2016년부터 영업 흑자를 내면 매년 10%포인트씩 지분을 늘려 최종적으로는 지분 100%를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정관이란 게 이사회가 결정하면 언제든지 바뀐다”며 “법무법인 용역 결과 상법상 민간 매각을 금지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 될 가능성도 높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민영화가 아니라는 정부를 신뢰하지 못해 벌이는 파업은 명분 없는 일”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파업을 강행한 이유는 국토교통부의 불통과 말 바꾸기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파업 돌입 전 국토부에 사회적 대화를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국회 논의조차 거부했다”며 “주주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주식회사를 세워놓고 민영화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데 이를 믿지 못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주장했다.
노조가 이번 파업을 통한 노림수가 있다는 점도 파업 장기화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철도노조 파업이 전국적인 공공노조 연대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박근혜 정부가 공공기업 개혁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노조가 연대해 주도권을 끌어오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공공운수노조 등이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정부와 코레일의 강경 대응이 파업을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파업 이후 코레일에 의해 직위해제된 조합원은 7900여명에 달하고 숫자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는 논평을 통해 “2009년 철도파업 때의 9배 가까운 규모로 직위해제를 하는 것을 보면서 노동자들의 최후 수단인 파업을 범죄로 인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부는 철도 경쟁체제 도입 방안은 그동안 노조의 입장을 대폭 반영하며 수정돼 왔다고 주장한다. 이제는 더 이상 양보할 게 없다는 것이다.
당초 지난 정부는 수서발 KTX 운영을 민간 회사에 맡겨 코레일과 경쟁하도록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당시 박근혜 대선 후보도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이 방안은 추진하지 못했다. 이후 민간 개방보다는 코레일이 지분 참여를 하는 형태로 독립 자회사(코레일 지분 30%)를 만드는 제3의 방안이 추진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철도노조의 반발에 밀려 결국 지난 5일에는 코레일 지분을 41%로 확대하고, 민간 매각 방지책을 강화한 새 방안이 나온 것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철도노조는 코레일의 자회사 형태로 ‘수서발 KTX’ 운영사를 설립한다는 정부안은 민영화로 가기 위한 절차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와 코레일은 “자회사 설립 정관 등에 민영화 방지를 위한 다양한 장치를 이미 마련했다”며 “노조의 주장은 허구”라고 지적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2015년께 개통할 수서발 KTX 운영법인은 코레일이 지분 41%를 갖고 출범한다. 나머지 59%도 민간 자본은 들어올 수 없고 공공자금만 투자할 수 있다. 이후 코레일이 2016년부터 영업 흑자를 내면 매년 10%포인트씩 지분을 늘려 최종적으로는 지분 100%를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정관이란 게 이사회가 결정하면 언제든지 바뀐다”며 “법무법인 용역 결과 상법상 민간 매각을 금지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 될 가능성도 높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민영화가 아니라는 정부를 신뢰하지 못해 벌이는 파업은 명분 없는 일”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파업을 강행한 이유는 국토교통부의 불통과 말 바꾸기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파업 돌입 전 국토부에 사회적 대화를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국회 논의조차 거부했다”며 “주주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주식회사를 세워놓고 민영화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데 이를 믿지 못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주장했다.
노조가 이번 파업을 통한 노림수가 있다는 점도 파업 장기화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철도노조 파업이 전국적인 공공노조 연대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박근혜 정부가 공공기업 개혁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노조가 연대해 주도권을 끌어오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공공운수노조 등이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정부와 코레일의 강경 대응이 파업을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파업 이후 코레일에 의해 직위해제된 조합원은 7900여명에 달하고 숫자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는 논평을 통해 “2009년 철도파업 때의 9배 가까운 규모로 직위해제를 하는 것을 보면서 노동자들의 최후 수단인 파업을 범죄로 인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부는 철도 경쟁체제 도입 방안은 그동안 노조의 입장을 대폭 반영하며 수정돼 왔다고 주장한다. 이제는 더 이상 양보할 게 없다는 것이다.
당초 지난 정부는 수서발 KTX 운영을 민간 회사에 맡겨 코레일과 경쟁하도록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당시 박근혜 대선 후보도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이 방안은 추진하지 못했다. 이후 민간 개방보다는 코레일이 지분 참여를 하는 형태로 독립 자회사(코레일 지분 30%)를 만드는 제3의 방안이 추진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철도노조의 반발에 밀려 결국 지난 5일에는 코레일 지분을 41%로 확대하고, 민간 매각 방지책을 강화한 새 방안이 나온 것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