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주목표 꽉 채운 조선사 '빅3'
국내 ‘빅3’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조선경기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한발 앞선 기술 수준으로 대응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우조선해양은 17일 유럽 선주사 조디악으로부터 컨테이너운반선 6척을 5억3914만달러(약 5567억원)에 수주해 올해 목표치 130억달러를 채웠다. 2016년부터 선박 인도가 시작되면 현대상선이 모두 용선해 아시아~북미 동부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조선 해양플랜트 분야 수주 목표액 238억달러를 초과한 243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126억달러어치를 수주해 목표액인 130억달러를 97% 달성했다. 이달 내 추가 수주가 예정돼 목표치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3 조선사들이 함께 수주 목표를 달성한 것은 금융위기로 침체를 겪은 상선 시장이 잠시 회복세를 보였던 2011년 이후 2년 만이다. 작년에는 2011년 말부터 시작된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대우조선만 수주 목표를 달성했다.

올 들어 한국 조선사들이 강점이 있는 고연비·고효율 상선 발주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선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고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해운사들의 비용경쟁이 가속화함에 따라 지난 3분기 기준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2.7% 늘어난 3022만CGT(부가가치 환산 t수)를 기록했다.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바닥까지 떨어졌던 선박 가격도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조선사들의 수익 증대가 기대된다. 영국 조선·해운 전문기관 클락슨이 발표하는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 6월 연중 최저점인 126포인트에서 이달 초 132포인트로 올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빅3 조선사들은 상선 분야에서 여전히 경쟁국에 비해 기술우위에 있기 때문에 불확실한 시장 상황 가운데서도 수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