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경매 응찰자 '역대 최고'
올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 몰린 입찰자 수가 8만여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1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17일 경매정보 전문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수도권 아파트 경매에 참여한 응찰자 수는 7만8031명으로 직전 최대치인 2006년 7만3119명을 넘어섰다. 이달 말에는 8만1000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5만3268명)에 비해 50%나 늘어난 수치다.

경매 물건 수도 최대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경매절차가 진행되는 수도권의 아파트와 주상복합(주거시설)도 3만443건에 달해 역시 이전 최고치인 2005년 2만9706건을 웃돌 전망이다. 응찰자 수는 법원경매에 입찰표를 제출한 숫자를 합산한 것이다. 한 사람이 여러 물건 경매에 참여해도 중복 계산된다.

이처럼 올해 수도권 경매시장이 활기를 띤 것은 주택거래 침체로 집을 제때 팔지 못해 대출금을 갚지 못한 ‘하우스푸어’들의 집이 경매시장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전셋값 상승과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부동산 대책도 경매시장에서 저렴하게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의 매수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수도권 경매시장은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4·1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된 4월에 응찰자 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 이후 6월 말 취득세 한시감면 혜택이 종료되면서 다시 감소했다. ‘8·28 전·월세 대책’이 나온 이후 9~10월에는 다시 증가했다.

올해 특히 인기가 많았던 물건은 2회 이상 유찰된 중소형 아파트였다. 응찰자가 가장 몰린 물건은 노원구 공릉동 비선아파트(감정가 2억5000만원·전용면적 48.6㎡)로 세 차례 유찰된 끝에 61명이 몰려 1억7699만원(낙찰가율 70.8%)에 팔렸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