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2주기] 김경희 추도식 불참…건강 이상? 위상 약화?
김경희 북한 노동당 비서(사진)가 17일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건강이상설과 북한 내 위상약화설 등이 제기되고 있다. 김경희가 자신의 친오빠인 김정일 추모식에 불참한 것은 예상 밖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남편인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이 지난 12일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처형된 상황이라 김경희의 불참이 그의 신상 변화를 의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희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고모이긴 하지만 반란을 기도한 ‘역적’의 부인이 됐기 때문에 권력 중심부에 계속 머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경희가 장성택의 처형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설도 나온다.

다만 김정은이 김경희를 숙청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김정은이 ‘백두혈통’(김일성 가문) 직계이자 아버지(김정일)가 생전에 아꼈던 고모를 숙청할 경우 일부 주민이 동요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는 게 우리 당국의 분석이다. 실제 김경희는 장성택 처형 직후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 장의위원 명단에 여섯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공식적인 지위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김경희는 앞으로 실권을 상실한 채 고위간부 명단에 이름만 올리는 ‘허수아비’ 상태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경희의 건강이 예전 같지 않아 불가피하게 불참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희는 당뇨와 알코올 중독 등 지병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장성택 사형에 따른 충격으로 건강이 심각하게 나빠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경희가 중증 치매를 앓고 있다는 설도 제기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