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아버지 2주기 행사에 참석해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행사에 참가했다.

후견인이던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지 닷새 만에 맞은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주기 추모대회에 나타난 김 제1위원장의 얼굴에서는 어떤 감정도 쉽게 읽을 수 없었다.

17일 조선중앙TV가 생중계한 중앙추모대회 장면을 보면 김 제1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일제히 기립한 가운데 등장했다.

느린 걸음으로 주석단으로 가 정중앙에 앉은 김 제1위원장은 다소 흐트러진 머리에 초췌한 모습이었다.

그는 초점 잃은 듯한 눈으로 시선을 허공에 떨어뜨리기도 했고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중간 중간 화면에 잡힌 그의 얼굴에는 침통함이나 결연함 따위는 눈에 띄지 않았다.

간부들이 연설을 통해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맹세할 때는 좌석에 기댄 채 삐딱하게 앉아 느리고 짧게 손뼉을 쳤다.

그러나 뒤이어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을 때는 참배에 앞서 미소를 띤 채 간부들과 악수를 하는 등 건조한 표정이 다소 누그러졌다.

이날 오후 조선중앙TV가 일부 장면을 내보낸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는 장성택과 가까운 인연으로 거취가 주목됐던 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도 동행했다.

특히 두 사람은 건물로 들어가는 계단을 오르면서 가볍게 팔짱을 끼는 등 비교적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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