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변화만으로는 어깨 힘줄 파열 파악하기 힘들어

어깨가 아프고 간혹 팔을 들어올리기조차 힘든 증상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한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더 빈번하게 나타나는데, 65세 이상 어르신 열에 예닐곱은 어깨통증을 호소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처럼 어깨 통증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 연구결과에서 어깨통증을 1년이상 방치하면 세 명중 한 명은 어깨의 힘줄이 찢어지는 회전근개파열이 발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깨 통증, 가볍게 보고 방치해서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초기엔 약물 운동요법이 효과적, 파열 범위 넓으면 관절경 수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병원 정형외과 발커링(Kars P. Valkering) 교수 팀이 지난 11월 유럽응급의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어깨증후군 발병 후 회전근개파열의 이환』)에 따르면, 어깨통증으로 최초 내원한 환자 217명을1년 후 추적 조사한 결과 69명(32%)은여전히 어깨 통증을 앓고 있었으며, 이 중 재진을 받은 58명의 환자 중 20명(34%)이 회전근개파열로 진단받았다. 즉 어깨 통증을 1년 이상 앓은 환자 3명 중 1명에게서 회전근개파열이 나타난 것이다. 어깨힘줄이 찢어지는 회전근개파열은 초기에는 수술 없이 약물과 주사 등으로 치료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어깨 통증을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노화로 여기고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회전근은 어깨를 둘러싸고 있는 4개의 근육(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으로, 팔을 360도 움직이게 해줌과 동시에 어깨 관절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이 4개의 근육을윗팔뼈(상완골)에 연결시켜주는 힘줄을 회전근개라고 한다. 이 힘줄이 찢어지면 팔을 올리고 내리는 근육을 쓸 수 없어 팔을 앞뒤나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점차 좁아지고, 어깨 통증도 심하다.

그런데 어깨통증의 원인이 회전근개파열인지 아닌지 증상만으로 알아내기는 어렵다. 회전근개파열은어깨가 아프고 밤에 더욱 심해지는 등 오십견이나 어깨충돌증후군 같은 다른 어깨 질환 증상과 큰 차이가 없다. 팔을 위로 들기힘든 것 역시 공통적인데, 차이점이라면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서 팔이 안올라가는 반면, 회전근개파열은 힘이 없어 올릴 수 없다는 정도다. 이것을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가지 더 다른 점이 있다면 오십견은 팔을 내릴 때는 통증을 크게 느끼지 않지만 회전근개파열 시에는 내릴 때도 올릴 때만큼이나 아프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MRI 촬영이 필요하다.

회전근개가 손상됐다 하더라도 가벼운 염증이나 부분적 파열일 경우에는 약물과 주사, 운동요법 만으로도 치료 가능하다. 어깨를 움직이지 않도록 안정을 취하면서 약물과 주사로 치료한 뒤 통증이 없어지면 운동요법을 시행한다. 하지만 회전근개의 단면이 완전히 드러날 정도로 파열(전층 파열)됐다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수술은 메스를 쓰지 않고 관절내시경으로 보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확하고 회복이 빠르다.

전층파열이 여러개 있거나 파열부위 길이가 3cm이상인 광범위 파열은 수술 뒤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수술이 좀 더 까다롭다. 그래서 파열부위를 X자로 견고하게 꿰매는 ‘교량형 봉합’이 필요하다. 봉합이 제대로 됐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날개병원 이태연 원장은 “파열 정도가 심하고 오래되면 조직이 안으로 말려 들어가(퇴축이 심해져) 있기 때문에 당겨서 붙이고 나면 조직이 얇아서 다시 손상될 위험이 크다”고 설명한다.최근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종진피조직을 이용한 보강술이 도입됐다. “사람의 피부조직을 붙이는 패치처럼 만들어 손상부위에 덧대는 것이다. 얇아진 힘줄 조직을 보강해 재파열을 막아준다”고 이태연 원장은 말한다.

◆어깨 펴는 스트레칭 습관 들이면 어깨 통증 예방

평소 어깨를 둘러싼 근육을 튼튼하게 해놓으면 회전근개파열 같은 어깨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어깨 스트레칭을 아침 저녁은 물론 틈날 때 마다 해주는 것이다. ▲양 손으로 뒷목덜미를 받치고 가슴을 하늘을 향해 펴기 ▲양 팔을 위로 뻗어서 한 손으로 다른 쪽 팔꿈치를 잡고 당기기 ▲양 팔을 앞으로 뻗어 한 팔을 구부려 다른 쪽 팔꿈치를 감싸 안고 당기기 ▲두 손을 등 뒤에서 X자로 교차해서 한 손으로 다른 쪽 팔을 잡아 당기기 등이다. 가벼운 어깨 통증이 시작될 때는 온찜질로 근육을 풀어준 뒤, 어깨를 움직일 수 있는 범위 한도 내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반복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이태연 날개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