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의 '귀환'…NPL시장 과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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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1700억대 채권 매입…日·獨 등 외국사 가세로 수익률 '뚝'
골드만삭스가 15년 만에 귀환하는 등 외국계 투자자들이 부실채권(NPL)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STX 등 잇따른 기업구조조정이 진행되며 부실채권이 무더기로 쏟아짐에 따라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어서다. 경쟁격화로 NPL 시장이 ‘머니 게임’의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PL회사들의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 1700억원대 NPL 매입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지난달 말 진행한 담보부 부실채권 공개 경쟁입찰에서 골드만삭스 홍콩법인이 고정이하여신 1291억원어치가 포함된 1700억원대(원금 기준)의 채권 ‘풀(pool)’을 낙찰받았다. 자산유동화를 위해 국내에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는 방식이다. 은행들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부실채권과 일반채권을 섞어 만든 풀을 시장에 매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국내 NPL 매입은 1997년 부도가 난 진로그룹 채권 1조4600억원을 2742억원에 사들인 이후 15년 만이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진로가 하이트맥주에 2005년 매각되면서 1조원 이상의 차익을 얻었고, 이 때문에 ‘국부 유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의 NPL 시장 재진입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채권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은행이 부실채권 비율을 낮추려면 국제회계기준(IFRS)하에서는 외부에 매각해야만 하는 점도 작용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SC로위 등의 외국계 투자자들이 올 들어 NPL 입찰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며 “본격적인 시장 참여를 위해 동향 파악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신세이뱅크는 지난해부터 부실채권 입찰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장 과열 따른 ‘머니게임’ 우려도
부실채권을 사들인 뒤 경매나 재매각을 통해 연 10%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구조조정 전문회사들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외국계가 진입하는 등 하반기 들어 시장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은행들이 출자해 만든 자산관리회사인 유암코와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F&I가 70~80%를 점유했다. 하지만 외국계 자금과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이 가세하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업계 1위인 유암코는 하반기 들어 점유율이 20%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부실채권을 처리해야 하는 은행들은 매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전보다 비싸게 팔아 넘길 수 있게 됐지만 반대로 NPL회사들의 수익률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부실채권 처리를 담당하는 한 은행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내년께는 NPL 시장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계 투자자들이 앞선 정보력과 분석력으로 부실채권을 비싼 값에 되팔 경우 국부 유출 논란이 재연될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위기 직후 급격히 커진 국내 NPL 시장을 독식해 큰돈을 벌었던 외국계 투자자들의 귀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박신영 기자 black0419@hankyung.com
◆골드만삭스, 1700억원대 NPL 매입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지난달 말 진행한 담보부 부실채권 공개 경쟁입찰에서 골드만삭스 홍콩법인이 고정이하여신 1291억원어치가 포함된 1700억원대(원금 기준)의 채권 ‘풀(pool)’을 낙찰받았다. 자산유동화를 위해 국내에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는 방식이다. 은행들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부실채권과 일반채권을 섞어 만든 풀을 시장에 매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국내 NPL 매입은 1997년 부도가 난 진로그룹 채권 1조4600억원을 2742억원에 사들인 이후 15년 만이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진로가 하이트맥주에 2005년 매각되면서 1조원 이상의 차익을 얻었고, 이 때문에 ‘국부 유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의 NPL 시장 재진입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채권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은행이 부실채권 비율을 낮추려면 국제회계기준(IFRS)하에서는 외부에 매각해야만 하는 점도 작용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SC로위 등의 외국계 투자자들이 올 들어 NPL 입찰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며 “본격적인 시장 참여를 위해 동향 파악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신세이뱅크는 지난해부터 부실채권 입찰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장 과열 따른 ‘머니게임’ 우려도
부실채권을 사들인 뒤 경매나 재매각을 통해 연 10%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구조조정 전문회사들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외국계가 진입하는 등 하반기 들어 시장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은행들이 출자해 만든 자산관리회사인 유암코와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F&I가 70~80%를 점유했다. 하지만 외국계 자금과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이 가세하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업계 1위인 유암코는 하반기 들어 점유율이 20%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부실채권을 처리해야 하는 은행들은 매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전보다 비싸게 팔아 넘길 수 있게 됐지만 반대로 NPL회사들의 수익률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부실채권 처리를 담당하는 한 은행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내년께는 NPL 시장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계 투자자들이 앞선 정보력과 분석력으로 부실채권을 비싼 값에 되팔 경우 국부 유출 논란이 재연될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위기 직후 급격히 커진 국내 NPL 시장을 독식해 큰돈을 벌었던 외국계 투자자들의 귀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박신영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