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빛·소리…마법의 삼중주
손을 들자 빛이 화려하게 퍼져나간다. 무협 영화에서 무림의 고수들이 상대를 향해 손짓을 하면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이 작용해 상대편을 제압하듯이 전시장에 장치된 수많은 센서가 관객의 제스처에 호응한다. 마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지휘자의 손짓에 따라 연주하는 듯하다.

20일부터 서울 성수동 서울숲 갤러리아포레특별전시관에서 열리는 ‘빛의 정원’전은 관객을 미디어 아트의 신비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티켓링크가 마련한 이번 전시는 지난 4년간 일본에서 70만 관객을 동원하며 화제를 모은 ‘마법의 미술관’전 출품작 중 20점을 골라 기획한 것으로 오가타 히사토, 마츠무라 세이이치로, 이가라시 다케오 등 일본 대표 미디어 아티스트가 대거 참여했다.

난해한 개념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현대미술과 달리 이번 전시 출품작은 대부분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여 직접 참여하도록 하는 쌍방향의 인터랙티브 작품이다. 관객은 최종 완성자로서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미디어아트 그룹인 아틀리에 오모야의 ‘빛의 놀이’는 투명한 천 위에 놓인 수많은 오색구슬에 밝은 빛을 투사한다. 관객이 이것을 손으로 치면 유리구슬들이 서로 부딪치며 맑은소리를 내는 동시에 오색 영롱한 빛의 궤적을 그려내 보는 이들을 경이로운 빛의 세계로 안내한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전시돼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내년 3월2일까지. 어른 1만5000원, 어린이 1만2000원. (02)3496-6701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